[경찰팀 리포트] 밀수 농약값, 국산의 5분의 1

입력 2014-06-21 09:00  

중국산 농약에 뒤덮인 농촌

국산 생장촉진제 매출액
10년새 104억서 17억으로



[ 홍선표 기자 ] 밀려드는 중국산 무허가 농약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한국 농약업계의 모습은 20여년 전 일본을 그대로 빼닮았다. 밀수 한국산 무허가 농약에 시달리던 일본 농업 당국은 2003년 관련 법을 개정해 무허가 농약을 유통하거나 사용하는 개인에 대한 처벌을 크게 강화했다. 법인이 농약을 밀수하다 적발될 경우 최대 1억엔(약 10억원)의 벌금을 부과할 정도다.

1990년대 일본과 마찬가지로 최근 한국 농촌에서 무허가 농약이 판치는 것은 국내산과 밀수입 제품의 가격 차이 때문이다. 배가 크고 빠르게 자라도록 돕는 생장촉진제인 국산 지베렐린산 도포제의 경우 튜브에 담긴 50g(배나무 10그루에 사용 가능) 분량의 가격이 4만~4만5000원이지만 중국산은 5분의 1인 8000~9000원이면 구할 수 있다. 1000그루의 배나무를 보유한 과수원이 국산 대신 중국산을 선택하면 1년에 300여만원을 절감할 수 있다.

농민들이 값싼 중국산 농약을 선호하면서 지베렐린산 도포제의 국내 출하량은 2005년 104억원에서 지난해 17억원 수준으로 급격하게 줄었다. 한국작물보호협회 관계자는 “중국산 지베렐린산 도포제가 판치면서 제품을 정식 수입해 판매하던 농약업체 중 한 곳은 매출이 곤두박질쳤으며 한 해 수십억원이 넘는 손실을 입었다”고 털어놨다. 업계에서는 해당 업체가 한국 시장 철수를 고려하고 있다는 소문까지 나돈다.

더구나 올해는 추석이 예년보다 2주 정도 이른 9월8일이기 때문에 중국산 지베렐린산 도포제 밀수가 더욱 기승을 부릴 전망이다. 경기 평택에서 배 과수원을 하는 A씨(77)는 “추석은 평소보다 20~30% 높은 가격으로 배를 내다팔 수 있는 대목”이라며 “이른 추석을 맞추기 위해선 생장촉진제를 평소보다 많이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중국산 지베렐린산 도포제 밀수를 적발한 방형기 인천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 팀장은 “농가들로부터 사전 예약을 받고 물량을 확보할 정도로 밀수가 극심하다”고 지적했다.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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