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문 후보자의 사퇴는 안대희 전 후보자에 이어진 '연쇄 낙마'라는 점에서 사상 초유의 사태로 기록되게 됐다.
지난 2002년 장상·장대환 총리 후보가 연달아 낙마하는 사례가 있었지만 당시는 정권 말기였고, 두 사람 모두 청문회를 거친 뒤 인준표결에서 부결됐기 때문에 집권 2년차에 벌어진 연쇄 낙마 사태는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커다란 타격을 입힐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인적쇄신 작업을 통해 세월호 참사 이후 사실상 멈춰버린 국정에 재시동을 걸려 시도했지만 '국정 2인자'인 총리 후보의 잇따른 낙마로 '국가개조' 쇄신 작업이 첫걸음부터 계속 꼬이는 형국이다.
문 후보자는 첫 기자출신 총리 후보로서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와 여권에 대해 이반된 민심과 여론을 수습할 수 있는 '맞춤형' 총리 후보로 발탁됐지만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의 벽을 넘지 못하고 지명된 지 14일 만에 결국 사퇴를 선택했다.
총리 지명 이튿날인 지난 11일부터 터져 나온 역사인식 논란이 갈수록 확산하면서 '사퇴 불가피론'이라는 여론이 굳어진 것이 결국 발목을 잡은 것.
형식은 자진사퇴였지만, 박 대통령이 끝까지 국회 임명동의안을 재가하지 않아 외길선택 밖에 없었다는 점에서 정치적 '지명 철회'라는 얘기도 나온다.
앞서 안 전 후보자도 '국민검사' 칭호를 얻은데다 대법관 출신이라는 점에서 관피아(관료+마피아) 척결 등 개혁 추진의 적임자로 기대를 모았지만 변호사 생활 5개월간 16억원의 수입을 얻으며 법조계의 고질적인 '전관예우 논란'이라는 수렁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1월말 박 대통령이 대통령 당선인 신분에서 초대 총리로 지명한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이 전관예우 특혜뿐만 아니라 자신과 가족 소유 부동산에 대해 투기성 의혹을 받은 끝에 물러난 것을 포함하면 불과 1년5개월 만에 3명의 총리 후보가 낙마한 셈이다.
한편 이날 문 후보자의 사퇴로 지난 2000년 인사청문회 제도가 도입된 이후 낙마한 총리 후보자는 김태호·장상·장대환·안대희 등에 이어 6명으로 늘어났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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