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월요일은 직원들과 공부모임…새 제품 영감 얻죠"
매출 100억 중소기업이지만
욕실샤워기 시장 60% 점유
국내외 혁신디자인상 휩쓸어
[ 박수진 기자 ] 세비앙은 욕실 샤워기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매출 100억원대의 국내 중소기업이다. 규모는 작지만 국내 욕실 샤워기 시장의 60%를 점유하고 있다. 저력의 원천은 뛰어난 디자인에서 나온다.
세비앙은 1996년 욕실업계 처음으로 ‘굿 디자인(GD) 마크’를 획득한 이래 총 23개의 모델로 각종 디자인상을 휩쓸어왔다. 2005년 세계 처음 출시한 수납대를 단 샤워기 ‘퍼즐(puzzle)’은 미국 ‘아덱스 디자인상’(2008년)과 ‘iF디자인 어워드’(2009년) 등을 수상하면서 관련 업계에 ‘수납 샤워기’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2011년엔 수납공간에다 넓은 선반을 더하고, 안전바와 레인샤워 기능까지 더한 ‘유디(utility deck)’로 또 한 차례 세비앙식 혁신을 자랑했다. 이 회사는 현대건설 삼성물산 대림산업 등 총 30여개 건설사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해외에선 미국 쾰러, 독일 그로헤, 일본 토토 같은 유수 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경쟁하고 있다.
어디서 이런 저력이 생겼을까. 류인식 대표(55·사진)는 그 배경을 ‘공부의 힘’이라고 단언했다. 류 대표는 업계에서 ‘공부하는’ 최고경영자(CEO)로 유명하다. 그는 지난 30년간 두 시간씩 조간신문을 빠뜨리지 않고 정독하는 것으로 일과를 시작하고 있다. 매년 50권 정도의 경영·인문 서적을 읽고 최소 20편 이상의 공연을 본다.
대외 학습에도 열심이다. 글로벌디자인경영자 과정(2004~2005년·디자인진흥원 주관), 뉴비전 디자인혁신전략과정(2008년·홍익대), 디자인문화경영자과정(2008년·중소기업중앙회) 등 매년 1~2개의 외부 교육과정을 수료하며 새로운 디자인 트렌드를 공부한다.
직원들에게도 공부를 권유한다. 1993년 회사 설립 직후 사내에 도서관을 설치해 독서를 권장했고, 매주 월요일 아침 직원들과의 독서모임을 빠뜨리지 않고 있다. 류 대표는 “직원들과 함께 공부하면서 새로운 제품에 대한 영감을 얻는다”고 말했다.
처음부터 사업이 잘됐던 건 아니다. 동국대 임학과 출신인 그는 1987년 대림통상에 입사하면서 욕실업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1993년 회사 설립 후 처음에는 칫솔 살균기와 안마욕조 사업에 나섰다가 쓴맛을 봤다. 시장 가능성을 점치지 않고 아이디어만 믿고 사업을 시작한 게 화근이었다. 그는 새로운 시장이면서 팔릴 수 있는 제품이 무엇인지에 주목했다. 마침 샤워부스를 설치하는 아파트가 늘고 있었다. 좋은 샤워기를 만들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004년 세계적 의류업체 베네통의 디자인 스튜디오 ‘파브리카(Fabrica)’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50여명의 젊은 디자이너들이 영화 같은 환경 속에서 치열하게 일하는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
그는 공부에 대한 고삐를 다시 조였고, 30여명의 직원 중 10명을 디자인 인력으로 채용했다. 이때부터 MI디자인 사이픽스 세울디자인 등 국내 유수 디자인업체들과 협업도 시작했다. 류 대표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욕실제품을 만든다는 소명감으로 일하고 있다”며 “욕실업계의 비아그라, 아이폰 같은 혁신 제품을 계속 만들어 내겠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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