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기다리는 대기자금 많아…충분히 소화 가능" 분석도
이 기사는 06월23일(10:37)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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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S와 삼성에버랜드가 기업공개(IPO) 작업에 본격 돌입하면서 투자자 모집에서 경쟁을 벌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두 회사가 내년말이나 연초 비슷한 시기에 상장할 전망이어서다. 투자은행(IB) 업계 일각에서는 같은 그룹 계열사 간 ‘제살 깎아먹기'를 우려하는 반면, ‘공모 붐'을 일으켜 상승효과를 낼 거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최대 4조원 물량 소화될까…“투자자도 겹칠 듯"
![](http://www.hankyung.com/photo/201406/201406258223u_01.8820407.1.jpg)
2010년 공모물량 1조7804억원 규모의 대한생명(현재 한화생명)과 4조8881억원 규모의 삼성생명이 상장할 때가 비슷한 상황이다. 대한생명은 당시 삼성생명에 2개월 앞선 2010년3월 공모에 들어가면서 희망밴드(9000원~1만1000원)의 하단보다 낮은 8000원에 공모가를 책정했다. 삼성생명에 투자자들을 뺏길 우려 때문이었다. 주가도 약세였다. 상장 첫날 시초가 8700원에 거래를 시작했으나 8일 연속 공모가를 밑돌다 한달 가량 지나서야 시초가 수준으로 회복됐다. 삼성생명은 같은해 5월 공모희망밴드 9만~11만5000원의 상층부인 11만원으로 책정하긴 했다. 상장 당일 11만9500원에 시초가를 형성한 이후 다음날부터 공모가 밑으로 떨어졌다. 현재까지 삼성생명 주가가 공모가를 상회해 장을 마감한 적은 20여일에 불과하다.
또 두 회사의 업종이 다르긴 하지만 같은 그룹 계열이기 때문에 투자자가 겹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IB 관계자는 “SDS와 에버랜드는 둘다 삼성그룹에 속하고 삼성 지배구조 개편과 연관돼 공모주 투자자들로서는 비슷한 매물로 인식할 수 있다"며 “특히 외국에서는 삼성에 관심있는 기관투자자들이 한정돼있고 지배구조 이슈를 감안해 투자할 곳은 더 적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삼성에서는 주관사들에 회사의 경영권에는 관심이 없을만한 롱텀펀드나 자산운용사, 연기금을 데려오도록 할텐데 이 경우 투자자풀이 보다 작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과거 삼성생명보험이 상장할 당시 ‘공모가 과대 산정’ 논란이 일었던 점이다. 삼성생명 주가가 상장 다음날부터 공모가를 밑돌자 대표주관사였던 한국투자증권에는 매일 투자자들의 항의전화가 빗발쳤다. 투자자들의 원성이 높아지자 금융위원회를 중심으로 ‘기업공개(IPO) 정상화 방안’ 태스크포스(TF)가 구성될 정도였다. 2007년 주식인수업무 선진화방안이 도입되면서 주관사의 공모가 산정이 완전 자유화됐지만, 삼성생명 사태 이후로 한국거래소는 공모가 산정에 관여하기 시작했다.
따라서 이번에 삼성 계열사 2개사가 모두 공모가를 높여 잡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 IB 관계자는 “이번에도 삼성이 공모가 과대 선정 논란에 휩싸이면 여론이 심각하게 악화될 수 있다"며 “예컨대 SDS의 공모가를 높이려면 에버랜드의 공모가를 낮추는 등의 전략을 사용할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모주 기다리는 대기자금 많아"
반면 흥행 성공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우선 저금리에 마땅히 투자처를 찾지 못한 부동자금이 올들어 공모주 투자에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BGF리테일 일반 공모청약에서는 4조5789억원이 몰려 삼성생명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오이솔루션은 청약경쟁률 1253대1을 기록했고 한국정보인증, 인터파크INT 등 공모주도 수백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손석찬 KTB자산운용 상품개발팀장은 “공모주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펀드나 기관, 개인들의 대기자금이 많다"며 “공모주 펀드 설정액도 계속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손 팀장은 “5조원 가까웠던 삼성생명도 당시 다 물량이 소화됐는데 요즘 같은 때 1조~2조원 규모 공모물량 2개를 소화시키지 못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또다른 자산운용사의 리서치파트장은 “외국계 기관투자가들이 한국물에 대한 포트폴리오가 정해져있다지만 투자 매력만 있다면 얼마든지 유연성있게 조정한다"며 “SDS와 에버랜드는 그룹 지배구조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할 기업들이어서 외국 투자자들이 큰 관심을 가질만 하다"고 분석했다.
‘대어'가 함께 상장하는 것이 상승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박성원 KB투자증권 기업금융본부 부본부장은 “장이 설 때 물건을 파는 것이 유리하다"며 “에버랜드나 SDS가 함께 상장하면 공모주 붐을 일으켜 투자자들을 끌어들이는 것이 더 용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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