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경제성장 주도 기업 모은
'JPX닛케이400ETF' 주목
고전 중인 한국 증권업계
인력 구조조정이 대안 아냐
자산관리 확대로 수익 늘려야
[ 서정환 기자 ] “일본 경제 성장을 이끌고 있는 기업들을 모은 ‘JPX닛케이400’ 상장지수펀드(ETF)는 한국 투자자들에게 좋은 재테크 상품이 될 겁니다.”
기요타 아키라 도쿄증권거래소(TSE) 사장(69·사진)은 지난 2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본 ETF 시장은 거래대금 기준으로 아시아 최대 규모”라며 이같이 말했다. 기요타 사장은 지난해 6월 도쿄거래소 사장에 취임하기 전, 다이와증권그룹에서 44년간 일하며 회장, 명예회장까지 지냈다. 그는 한국 증권업계에 대해 “(지점)문을 닫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며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닛케이225지수가 15,000을 회복했다. 전망이 어떤가.
“법인세 인하 등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정책) 2탄에 대한 기대로 증시가 크게 반등했다. 이런 흐름을 이어가 올여름엔 작년 말 지수인 16,000을 회복하고 연말에 18,000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기업공개(IPO)는 지난해 58건이었는데 올해는 60~70건을 예상하고 있다. 올 IPO 중 가장 큰 건은 네이버 자회사인 ‘라인’일 것이다. ‘라인’의 상장은 한국과 일본의 경제적 유대를 더욱 견고하게 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 개인들이 일본 주식을 직접 사기도 한다.
“JPX닛케이400 ETF가 좋은 투자 수단이 될 수 있다. 이 지수는 전체 3400개 상장종목 중 일본 성장의 ‘원동력’이 되는 기업들을 묶은 것이다. 지난 1월부터 발표하기 시작했는데 5개월 만에 이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 규모가 1000억엔(1조원)을 넘었다. 오는 11월엔 이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JPX닛케이400 선물도 오사카거래소에 상장될 예정이다. 다만 일본에 투자할 때는 원·엔 환율의 흐름을 염두에 둬야 한다.”
▷요즘 한국 증권업계 상황이 어렵다.
“인력을 구조조정하고 지점 문을 닫는 것만 대책은 아니다. 지점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인건비와 임대료, 시스템유지비 등 3대 고정비를 안정적 이익으로 커버할 수 있는 비율(고정비커버 비율)을 높여야 한다. 일본 증권사들도 수입 급감으로 힘든 적이 있었다. 그때 한 것이 안정적인 수수료 수입을 얻을 수 있는 자산관리부문 확대였다. 다이와는 50조엔으로, 노무라는 100조엔으로 고객 자산을 늘렸다. 새로운 투자, 새로운 자금을 받아야 한다.”
▷아베노믹스가 일본 경제를 계속 이끌 수 있을까.
“아베노믹스는 성공할 것이다. 작년 6월 성장전략 1탄이 나왔을 땐 시장 관계자들 사이에 실망감이 있었지만 2탄에 대해선 ‘기대’가 커지고 있다. 성장전략이 기업 이익을 직접 끌어올릴 순 없지만 ‘토대’는 만들 수 있다. 이제 공은 기업으로 넘어갔다.”
▷거래소 사장에 취임한 지 1년이 됐다.
“작년 1월 도쿄증권거래소와 오사카거래소는 135년간의 경쟁적 관계를 끝내고 일본거래소(JPX)그룹으로 새 출발했다. 올 3월 파생상품시장이 오사카로 합쳐지면서 도쿄는 주식전용, 오사카는 파생상품전용 시장으로 바뀌었다. 시장개편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것이 지난 1년간 가장 큰 성과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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