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보라 기자 ] 세계 경제 회복세로 인해 글로벌 투자 지형이 크게 변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24일 발행한 ‘세계무역보고서’에 따르면 급증하던 개발도상국으로의 외국인직접투자(FDI)가 올해부터 주춤해지는 반면 미국 등 선진국에 대한 투자는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지난해 전 세계 FDI는 1조4500억달러(약 1479조원)로 전년 대비 9% 늘었다. 올해는 1조6000억달러로 약 12.5%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2012년 급감했던 FDI가 급증세로 돌아선 것은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경제가 회복세를 띠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선진국으로 유입된 FDI는 5660억달러로 전년보다 9% 늘었다. 이 기간 개도국으로의 FDI는 7780억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개도국으로의 FDI 유입량은 전체의 53.6%. 옛 소련에 속했던 체제전환국까지 포함하면 유입 자금 비중은 60%에 가깝다. 이에 비해 선진국은 역대 최저인 39%에 그쳤다.
유엔은 그러나 올 들어 10여년 만에 선진국 FDI 유입액이 개도국을 추월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들의 장기 투자 수요가 미국 유럽 등 경기 회복세를 보이는 선진국으로 몰릴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유엔은 올해 선진국 FDI가 지난해보다 35% 증가하는 반면 개도국 FDI는 0.2%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2016년에는 전체 FDI의 52%가 선진국에 몰릴 것으로 관측했다.
20여년간 FDI 순유입국이었던 중국은 이르면 올해 FDI 순유출국으로 돌아설 전망이다. 중국이 작년 해외에 투자한 자금은 1010억달러로 사상 처음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지난해 중국으로 유입된 FDI는 1240억달러였다. 보고서는 “중국의 임금이 오르면서 자국 기업도 캄보디아, 미얀마, 아프리카 등으로 공장을 옮겼다”고 전했다. 선진국 제조업체는 중국과 반대로 공장을 본국으로 옮기는 ‘리쇼어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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