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고 부드러운 캡티바
2.0L 디젤 엔진을 장착한 캡티바는 출발부터 100㎞ 이하 구간에서 디젤차 특유의 시원한 가속력을 보여줬다. 1분당 엔진 회전수(rpm)가 1750~2250의 낮은 영역에서 최대 토크(40.8㎏·m)가 나오도록 설계돼 있기 때문인지 액셀을 세게 밟지 않아도 미끄러지듯 달려나갔다. 핸들도 큰 힘을 들이지 않아도 부드럽게 돌아갔다. 가벼운 느낌의 차량을 선호하는 운전자에게 적합한 차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고속 주행을 할 때도 차가 착 가라앉는다기보다는 붕 떠다니는 느낌이 들 정도로 가벼운 승차감이 이어진 부분은 아쉬웠다. 핸들도 저속으로 달릴 때와 큰 차이가 없이 잘 돌아갔다.
디젤차 특유의 소음은 중·저속 구간에선 많이 해결한 모습이었다. 시내 주행 시 특별히 엔진 소리가 거슬리는 경험은 없었다. 그러나 고속도로를 달릴 때, 특히 추월을 위해 속도를 높일 때는 잠시 대화를 중단해야 할 정도로 큰 소음이 났다. 체감 연비는 고속도로에서 13㎞/L, 시내에선 10㎞/L 수준으로 공인연비(복합 12.0㎞/L)와 큰 차이가 없었다.
무겁지만 안정감있는 맥스크루즈
시승 모델인 맥스크루즈 2.2 4륜구동과 캡티바 2.0의 공차 중량은 1905㎏으로 같았다. 그러나 차를 몰아본 느낌은 두 차가 180도 달랐다. 액셀을 살짝만 밟아도 미끄럽게 움직이는 캡티바와 달리 맥스크루즈는 저속 구간에서도 약간 깊게 밟아야 반응이 왔다. 최대 토크 설정은 1800~2500rpm에서 44.5㎏·m으로 캡티바보다 약간 높았지만 체감은 훨씬 무거웠다.
핸들 조작은 이지, 노멀, 스포츠 등 세 가지 모드로 전환할 수 있도록 했다. 고속 주행시 스포츠 모드로 놓으면 안정감을 느낄 수 있었다. 100㎞ 이상 구간에서 가솔린 차에 비해 가속력이 다소 떨어지는 일반적인 디젤차와 달리 맥스크루즈는 고속 구간에서도 차체의 떨림이나 굉음 없이 무리없는 추진력을 보여줬다. 저속 구간에서 디젤 특유의 소음이 있는 편이지만 급가속을 할 때나 100㎞ 이상 고속 구간에서도 엔진 소리가 갑자기 커지는 현상은 느낄 수 없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