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예상실적 코스피 PER, 인도네시아·태국보다 낮아
현재 실적 반영땐 16.9배 고평가…낙관적인 이익전망이 왜곡 불러
수익성 지표 갈수록 나빠져…기대했던 유럽자금 유입 '시들'
[ 강지연 / 김동욱 기자 ] 한국 증시에는 늘 ‘싸다’는 꼬리표가 붙어 있다. 글로벌 증시 대비 저평가된 주가는 외국인 매수를 유인할 수 있는 첫 번째 조건으로 꼽힌다. 하지만 부풀려진 실적 기대감을 걷어내면 한국 증시의 저평가 매력은 과거보다 크게 약해졌다는 지적이다.
◆PER 10배 vs 16배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향후 12개월 예상실적 기준 코스피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은 현재 10.7배다.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벤치마크로 삼는 MSCI한국지수의 PER은 9.4배로 이보다 더 낮다. MSCI한국지수는 시가총액 기준 100여개 주요 기업들로 구성돼 있다.
한국 증시의 PER은 미국(15배) 일본(13배)과 같은 선진국은 물론, 인도네시아(14배) 태국(12배) 등 다른 이머징 증시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전 세계 26개국 중 한국보다 PER이 낮은 곳은 중국(8배)과 러시아(4배)가 유일하다.
그러나 미래 예상치가 아닌 현재 실적을 기준으로 따져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작년 말 확정실적 기준 코스피지수의 PER은 16.9배에 달한다. 글로벌 증시 대비 결코 싸지 않다. 2011년 말 PER은 11배에 불과했다. 이후 주가지수는 제자리걸음했지만 기업실적이 악화되면서 PER이 상승한 결과다.
장재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는 올해 말 예상실적과 작년 말 실적을 기준으로 각각 산출한 PER의 괴리율이 12%에 불과한 반면 한국은 40%에 육박한다”면서 “국내 증시의 낮은 PER은 지나치게 높게 잡은 이익 전망에 따른 일종의 왜곡 현상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오히려 고평가돼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코스피지수의 지난해 말 PER은 24.8배에 달한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제외한 상장기업들의 실적이 지난해 최악의 국면을 나타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팀장은 “실적 전망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진 구간에서는 이익규모 대비 주가가 싸다는 논리가 통하지 않는다”면서 “이익 전망이 안정될 때까지는 한국 증시의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기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동성 랠리 기대하기 힘들어”
많은 전문가들이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인하 조치 이후 유럽계 자금을 중심으로 한 외국인 매수세 유입을 예상했다. 기대와 달리 실제 증시 분위기는 썰렁하기만 하다. 이달 들어 외국인 하루 순매수 금액이 1000억원을 넘어선 날은 나흘에 불과하다.
이익 규모는 물론 자기자본이익률(ROE) 등 기업들의 수익성 지표가 갈수록 나빠지고 있는 데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중국 경기가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 등이 뜸해진 외국인 매수의 배경으로 꼽힌다. 현재 국내 기업들의 평균 ROE는 6.5%(삼성전자 제외시 4.2%)로 사상 최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조용준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유럽 은행들의 스트레스테스트가 10월로 예정돼 있어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가 늘지 않고 있다”며 “국내 기업들의 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 등에서 외국인 자금 유입은 4분기나 돼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지연/김동욱 기자 sere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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