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비교우위론' 국가간에 교역이 이뤄지는 원리 설명

입력 2014-06-27 18:56  

자유무역, 개방의 경제학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제품만
만들어 수출하는 것이 국가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데 유리

FTA는 대표적 양자협상
라운드는 다자간 협상 의미



고전학파 경제학자 리카도가 규명한 비교우위론은 개방이 왜 윈윈이 되는지를 잘 설명한다.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상품을 수출하고, 반대 경우의 상품을 수입하면 서로에게 이익에 되고 경제의 효율성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물론 개방으로 외국산 제품이 밀려들어 자국 제품의 입지가 크게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수입상품에 관세를 적용한다. 관세를 매기면 수입제품 가격이 높아져 자국제품의 경쟁력이 그만큼 높아질 수 있다. 하지만 고율관세는 국내 소비자의 선택권을 줄이고 상대국의 반발을 불러일으켜 무역 마찰을 불러오기도 한다. 무역·개방 등과 관련된 경제용어들을 살펴본다.

비교우위&절대우위

비교우위론은 국가 간에 교역이 이뤄지는 원리를 이론적으로 뒷받침한다. 고전학파 경제학자 데이비드 리카도가 규명한 무역이론이다. 리카도의 비교우위론에 따르면 국제 무역에서 다른 나라 재화에 비해 절대우위에 있지 않은 재화도 상대적인 우위를 가질 수 있다.

예를 들어 A와 B라는 두 나라가 있다고 가정하자. 두 나라가 자동차와 휴대폰을 생산한다고 할 때 A B 두 나라의 제품 단위당 생산비용이 각각 3 대 1, 5대 1이라면 B국은 자동차와 휴대폰 생산에서 A국에 비해 모두 절대우위에 있다.

동일한 제품을 만드는 데 B국이 모두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이다. A국은 자동차 휴대폰 생산에서 B국에 비해 모두 절대적 열세에 있다. 하지만 자동차 휴대폰 두 제품의 기회비용을 놓고 볼 때는 A국은 자동차에, B국은 휴대폰에 각각 비교우위가 있다. 따라서 B국은 휴대폰만을 생산해 A국에 수출하고, A국은 비교우위에 있는 자동차만을 생산해 B국에 수출하면 두 나라 모두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리카도는 노동가치론에 따라 생산요소를 노동 하나로 단순화하고, 두 나라 간에 교역되는 상품도 두 가지로만 가정했다. 하지만 그 후 많은 학자들이 가정을 완화해 오늘날 비교우위론은 자유무역을 뒷받침하는 보편적 무역이론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라운드&FTA

무역협상은 크게 다자협상, 양자협상으로 나뉜다. 라운드(Round)는 다자협상을 의미한다. 협상테이블에 여러 나라 대표들이 둘러앉아 국제 무역의 룰을 정한다는 뜻에서 라운드라는 말이 붙여졌다. WTO(세계무역기구)는 모든 회원국에 최혜국대우(두 국가 사이의 관계에 대하여 제3국에 부여하고 있는 여러 조건보다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해 주는 것)를 보장해주는 다자주의가 원칙이다. 라운드는 회의가 열린 장소에 따라 우루과이라운드, 도하라운드 등으로 불린다.

FTA(자유무역협정)는 양자주의·지역주의적 무역협상체제다. 국가 간(국가와 국가, 지역과 지역, 국가와 지역) 상품의 자유로운 교역을 위해 무역 장벽을 철폐하거나 낮추는 협상을 의미한다.

FTA는 양자·지역주의적 특혜무역체제로 협상 상대국에만 무관세나 낮은 관세를 적용한다. 무역협상은 다자협상에서 양자협상으로 옮겨 하는 모습이다. WTO처럼 여러 나라가 협상에 참여하면 모두가 동의하는 국제적 무역 룰을 만들어 내기가 어렵고, 시간도 많이 걸리기 때문이다. 양자협상은 경제적 실리 외에 정치적 의미까지 고려되는 경우도 많다.

관세장벽&비관세장벽

관세장벽이나 비관세장벽은 모두 국내산업을 보호하려는 조치다. 관세장벽은 관세라는 세제적인 수단으로 수입을 조절하는 것이고, 비관세장벽은 세금 외의 수단으로 무역장벽을 쌓는 것을 말한다.

보호무역주의는 수입품을 규제해 자국산업을 보호하려는 것이다. 수입품에 부과하는 세금(관세)은 반드시 보호무역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수입을 규제하는 대표적 수단이다. 관세율이 높을수록 무역장벽 역시 그만큼 높아진다. 국내 기업에 세제 혜택을 주는 것과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도 일종의 관세장벽이다.

비관세장벽은 세제적인 수단 외로 무역장벽을 쌓는 모든 조치를 말한다. 수입품에 대한 검역 강화, 수입허가 품목 제한, 언론 등을 동원해 수입품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확산시키는 것은 대표적 비관세장벽이다. 스크린쿼터제도, 외국산 불매운동도 일종의 비관세장벽이다. 할당관세는 수입품의 일정한 수량을 기준으로 부과하는 세금을 일컫는다. 국내외 여건에 유동성 있게 대처하기 위한 탄력관세의 하나다. 물자수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특정 물품을 적극적으로 수입하거나 반대로 수입을 억제하고자 할 때 사용된다. 적극적으로 수입을 하려 할 때는 해당 수입품의 일정 수입량까지는 기본관세율의 40%를 낮춰 관세를 부과하고, 수입을 억제하고자 할 때는 일정한 할당량을 초과한 수량에 대해선 기본관세율의 140%를 부과하는 식이다.

마마보이…캥거루족…피터팬 신드롬도 결국은 지나친 보호가 낳은 사회적 병리 현상

미국의 심리학자 댄 카일 리가 1983년 지어낸 용어인 ‘피터팬 신드롬(Peter Pan syndrome·피터팬 증후군)’은 육체적으로는 이미 성인이 됐지만 정신이나 행동은 여전히 어린아이에 머물러 있는 현상을 말한다. 피터팬 신드롬은 성장하는 것이 두려운, 바꿔 말하면 언제까지나 보호받고 싶은 인간 심리의 반영이다. 성인이 되고도 여전히 부모에게 의존하는 이른바 ‘마마보이’, 자립하려고 노력하기보다 부모의 품으로만 파고드는 ‘캥거루족’은 피터팬 신드롬의 전형이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1960, 1970년대 정부 주도형 경제개발시대에 급성장한 기업이 겉으로는 자율화나 규제 완화를 외치면서 정작 고비를 맞을 때마다 정부의 보호막을 요구하는 것은 피터팬 신드롬의 또 다른 형태다.

‘캥거루족’은 성장을 해도 부모 품을 못 떠나는 자녀들을 일컫는 용어다. 통계청 인구주택 총조사 등에 따르면 가구주인 부모와 동거하는 30~49세 연령 자녀는 2000년 25만3244명에서 2010년 48만4663명으로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벌이가 귀찮다는 이유로, 출퇴근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아르바이트마저 마다하고 부모의 보호막으로 숨는 청년도 많다.

반면 ‘헬리콥터족’은 자식이 성인이 됐는데도 주변을 따라다니며 모든 일에 간섭하는 부모를 의미한다. 이들 부모는 심하다 할 정도로 자녀의 학교생활은 물론 사회 생활, 심지어 결혼 생활까지 참견한다. 이로 인해 자녀들의 독립성과 주체성이 약해져 부모의 뜻에 의지하는 경향이 짙은 이른바 ‘마마보이’ 현상을 초래한다. 자식을 위하려는 과잉보호적 행동이 오히려 피터팬 신드롬이나 캥거루족을 키우는 셈이다.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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