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RPG에만 주력
게이머와 철저한 소통
성우까지 투표로 뽑아
[ 민지혜 기자 ]
미국 유명 게임회사 ‘일렉트로닉아츠(EA)’의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 ‘영웅서기’는 2005년 출시 이후 6개 버전이 나온 인기 게임이다. 사용자는 1000만명에 이른다.
지난해 말 이 게임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ORPG) 버전인 ‘영웅서기 온라인’의 공동 개발권을 국내 회사 케이넷피가 따냈다. 게임업계에서는 큰 사건이었다. 서울 구로동의 중소기업이 세계적 회사와 공동 작업을 하게 됐기 때문이다.
◆‘영웅서기 온라인’ 5월 출시
송충호 케이넷피 사장은 “2004년 창업 이후 줄곧 모바일 RPG에 주력해온 ‘한우물 전략’이 통한 것 같다”고 말했다. “창업 후 잠깐 단순하게 즐길 수 있는 캐주얼 모바일게임도 만들려고 시도했지만 잘하는 걸 제대로 하는 게 최고라는 것을 깨닫고 다시는 한눈팔지 않는다”고 말했다.
게임을 좋아했던 송 사장은 버튼을 누르면서 혼자 게임을 하던 2세대(2G) 휴대폰 시절부터 게임을 만들었다. 그는 “2009년 선보인 창작 게임 ‘레전드오브마스터’가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창업 5년 만에 회사가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며 “휴대폰, 통신망의 발전과 함께 모바일 게임도 여러 명이 동시에 접속해 채팅하면서 퀘스트(역할)를 수행하는 다중접속 방식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5월 말 내놓은 영웅서기 온라인도 마치 컴퓨터 게임처럼 화려한 3차원(3D) 영상을 보면서 몬스터를 사냥하고 자신의 캐릭터를 키워가는 MORPG 게임이다. 개발에만 2년이 걸렸다. 그는 “영웅서기의 독창적인 게임 스토리와 캐릭터를 유지하되 우리 회사만의 그래픽과 서버 안정성 등을 강점으로 부각하는 게 쉽지 않았다”며 “비공개 시범테스트와 공개테스트를 통해 수천번의 수정 작업을 거쳤다”고 강조했다. 캐릭터의 음성도 바꿨다. 송 사장은 “처음엔 영어로 음성 녹음을 했는데 한국어로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고 KBS 성우들의 동의를 얻은 뒤 유저들의 투표를 통해 1위를 한 남자 성우가 더빙했다”고 설명했다.
게이머들의 요청 사항을 받아들이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개발자들은 자신의 작품에 대한 자부심이 높기 때문에 수정 자체를 꺼리기 때문이다. 송 사장은 “게임의 성공 여부는 게임을 즐기는 소비자인 유저에게 달렸기 때문에 그들이 원하는 상품을 만들자고 개발자를 설득하는 것이 사장이 해야 할 일”이라고 설명했다.
◆수출 600억원 목표
케이넷피는 내년 매출 목표를 해외 600억원, 국내 400억원 등 1000억원으로 잡았다. 송 사장은 “영웅서기 온라인이 올해 하반기에 중국에 나갈 예정이고 연말께 게임빌과 공동 개발한 ‘레전드오브마스터 온라인’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7월에 중국의 차이나조이, 9월 일본 도쿄게임쇼, 11월엔 국내 지스타 등 여러 게임행사에 참가하면서 수출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케이넷피는 유저뿐 아니라 직원들의 목소리도 경청하는 회사다. 이곳은 게임 개발사답게 출퇴근 시간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 75명 중 80%가량이 개발 인력이며 이들은 밤늦게까지 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집이 먼 직원과 밤샘 작업을 하는 개발자를 위해 회사 근처에 오피스텔도 마련했다. 송 사장은 “게임을 출시하면 바로 인센티브를 주는 등 직원 복지에도 신경 쓴다”고 말했다.
게임 개발에 대한 그의 소신은 간명하다. 송 사장은 “아주 특이한 게임을 만들기보다 게임 유저들과 소통하면서 그들이 요구하는 것을 잘 반영하는 소비자 지향적 기업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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