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직장생활, 왜 하는가

입력 2014-06-29 21:49   수정 2014-06-30 04:13

건전한 인생관이 비즈니스 성패 갈라
행복한 인생을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해

김경덕 < 델코리아 사장 kyeongdeog_kim@dell.com >



요즘 경영서적이나 자기계발서를 보면 결국 회사나 조직의 성공에 있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사람이라는 결론이 대부분이다. 이에 전적으로 공감하며 사람을 뽑을 때 각별히 신경을 쓴다. 확신이 가지 않는 사람은 여러 각도로 검증을 한다.

대표이사로서 몇 차례 입사 후보자들이 걸러진 상태에서 최종 면접을 하는지라 경력이나 사업 실적에 대한 이야기를 묻기보다는 좀 더 근본적인 것을 묻는 편이다. 예를 들어 인생을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회사생활을 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그리고 이것이 본인의 인생을 살아가는 데 어떤 역할을 하는가 등이다.

이런 질문을 받았을 때 후보자들은 적잖이 당황해 하면서 대답을 잘 못하는 것을 봤다. 이런 것들에 대해 고민해 보지 않았거나, 아직 딱히 정해진 바가 없어서일 것이다. 특히 간부를 뽑을 때 위와 같은 질문에 주력하고 그들의 반응을 유심히 본다. 물론 정답은 없다. 하지만 말하는 내용에서 그 사람의 인생관이나 가치관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내가 모셨던 윗사람, 내 밑에서 일했던 임원들을 보면서 느낀 점이 있다. 조직의 사기를 유지하면서 롱런하는 것은 결국 리더가 어떤 가치관을 가졌느냐가 결정한다는 것이다. 가치관의 차이로 인한 성과 차이는 평소에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 하지만 중요한 의사결정이나 비즈니스 환경이 어려울 때 확실히 나타난다.

성과지상주의적 가치관을 지닌 사람은 어려운 환경에서 유연성 있게 대처하기보다는 실적을 내기 위해 무리한 목표를 설정하면서 조직원에게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를 준다. 나아가 비정상적인 의사결정을 하면서 회사에 위험을 안길 수도 있다.

사실 내가 가장 듣고 싶어하는 정답은 “행복한 인생을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본인과 가족의 행복을 위해서 회사생활을 한다”는 것이다. 이런 가치관을 갖고 있는 사람은 중요한 의사결정을 할 때, 어려운 환경을 헤쳐나갈 때 편협한 사고나 성과를 위한 단기적인 결정보다는 좀 더 장기적이고 객관적인 결정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들은 회사를 건강하게 유지시키고, 조직이 롱런할 수 있는 리더십을 발휘한다. 하루가 멀다 하고 급변하는 이 사회와 시장, 건전한 가치관을 가진 리더가 더욱 절실해지는 때다.

김경덕 < 델코리아 사장 kyeongdeog_kim@del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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