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형 상품'이 저금리 돌파구

입력 2014-06-30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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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 KB국민은행 잠실롯데PB센터 PB팀장 >



절약과 저축이 최고의 재테크 수단으로 여겨지던 시절이 있었다.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높은 고정금리 덕에 예금 이자만으로도 충분히 자산을 늘릴 수 있었다. 그러나 금융위기 이후 저금리 시대로 접어들면서 저축만으로는 자산 증대가 어려워졌다.

현재의 저금리 기조에도 불구하고 개인 투자는 원금보장형 상품에 치중돼 있다. 중기 투자자금 성격인 국내 주식형펀드 설정액은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8월 144조원의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최근 80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국내 주식형상품에 대한 투자기피 현상은 장기 투자자금 운용에서도 볼 수 있다. 장기투자자산이라고 할 수 있는 퇴직연금의 경우 확정기여형(DC형)의 79%, 확정급여형(DB형)의 97%가 정기예금 등 원금보장형 상품으로 운용됐다. 때문에 수익률이 저조하다. DC형은 연 3%대의 수익률을, DB형은 그 이하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가계자산의 70% 이상이 부동산이며 대부분 은퇴 후 필요한 금융자산이 충분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장기투자자산의 수익률을 더 높일 필요가 있다. 미국의 경우 기업연금의 40% 이상이 주식형 상품에 투자된다. 시장 상황에 따라 주식 관련 상품을 60% 이상 보유하기도 한다. 경기 국면에 맞게 주식, 채권, 대안 투자자산을 탄력적으로 운용해 수익률을 올린다.

미국의 기업연금은 1970년대 1000포인트를 맴돌던 미국 다우존스지수를 10,000포인트까지 이끈 주역으로도 유명하다. 기업연금의 꾸준한 주식자산 매입은 1984년 이후 미국 주가를 지속적으로 상승시켰고 이로 인한 ‘부의 효과(wealth effect)’→소비증대→국내총생산(GDP) 증대→경제 성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이끌었다.

그러나 국내 개인들의 주식형상품 기피현상은 우려스럽다. 국내 주식형펀드에서의 지속적인 자금 이탈은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경기회복기에 선진국지수 상승폭 대비 국내 주가의 상승폭을 제한시키는 부담으로 작용했다.

금융위기 이후 국내 증시에서 개인들이 떠나간 자리는 외국인들이 메웠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외국인이 아닌 우리 스스로 만들어낸 결과가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 실질금리가 마이너스임에도 정기예금만 고집했던 일본이 경기침체를 벗어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비용을 치렀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이상훈 < KB국민은행 잠실롯데PB센터 PB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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