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살인청부 김형식 의원 '청탁용 뒷돈' 정황 포착

입력 2014-06-30 17:43  

김형식 서울시의회 의원(44·구속) 이 연루된 재력가 살인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김 의원이 피해자로부터 청탁과 함께 억대의 돈을 건네받은 혐의를 잡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30일 서울 강서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김 의원이 수천억대 재력가 송모 씨(67)로부터 청탁과 함께 뒷돈을 받았다가 이를 성사하지 못하자 6·4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러한 사실을 폭로하겠다는 압박을 받고 친구 팽모 씨(44·구속)를 시켜 송 씨를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송 씨가 지방선거 재선을 노리는 김 의원에게 "선거를 치르려면 약속한 것을 빨리 성사시켜라. 그렇지 않으면 선거에 못 나가게 하겠다"고 협박했다는 것이다.

애초 경찰은 송 씨 사무실에서 발견된 5억2000만 원의 차용증과 팽 씨 진술 등을 토대로 김 의원이 송 씨로부터 채무 변제 압박을 받아 살인교사한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경찰이 주변인 등을 추가로 수사한 결과 김 의원의 범행 동기가 단순한 빚 독촉 때문이 아니라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경찰은 송씨가 근린생활 시설로 지정된 자신의 땅을 상업지구로 용도 변경해달라며 김 의원에게 돈을 건넸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근린생활 시설이 상업지구로 지정되면 땅값과 건물값이 3∼4배 이상 오른다.

경찰은 김 의원이 서울시 건설분과위원회 소속이었던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경찰은 차용증이 발견된 5억2000만 원의 돈은 '한 건'에 대한 대가로 보고 있다.

또 이 돈이 2012년 12월 말까지 송 씨에게 다 지급된 것으로 볼 때 청탁한 일이 이 기간 내에 성사됐어야 했는데 실패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5억2000만 원 외에도 김 의원이 송 씨로부터 여러 번 돈을 조금씩 건네받은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부터 추가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지만 줄곧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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