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인사쇄신 해야 하는데 보낼 데 없어"…깊어지는 최경환의 '인사 고민'

입력 2014-07-01 21:10   수정 2014-07-02 03:51

[ 주용석 기자 ] 관피아(관료+마피아) 논란으로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사진)가 고위직 인사판을 짜는 데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일 기재부에 따르면 최 후보자는 당초 취임 뒤 차관 2명과 1급 6명을 대폭 교체해 분위기를 일신하려는 구상을 하고 있었지만 퇴직 간부들을 내보낼 만한 곳이 마땅치 않다는 사실을 알면서 최근에는 이런 생각이 많이 흔들리고 있다는 게 주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현오석 부총리 체제와 달라진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는 1급 이상 고위직을 대폭 교체해야 하지만 갈 곳도 마련해주지 않고 무작정 ‘나가라’고 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과거 기재부 장관 후보자들은 이런 고민을 할 필요가 없었다. 개각 때마다 기재부 차관과 1급들이 다른 부처 장관이나 차관으로 옮겨가는 경우가 많았고 자연스럽게 후속 인사가 이뤄지면서 세대교체가 진행됐다. 지난해 현 부총리 취임 때만 해도 당시 기재부 1, 2차관은 금융위원장(신제윤)과 국무조정실장(김동연)에 내정된 상태였다.

반면 최 후보자는 전혀 다른 상황이다. 지난달 13일 개각에서 기재부 차관 중 장관 후보자가 나오지 않았다. 가뜩이나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퇴직 후 2년간 재취업이 제한되는데 세월호 참사로 관피아 척결이 국가 개조의 핵심 과제로 부각되면서 산하기관이나 협회로 나갈 길도 막혔다.

이런 가운데 인사 수요는 오히려 늘었다.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이 교체되면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주형환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이 원래 소속부처인 기재부 차관으로 내려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기재부 관계자는 “차관이나 1급들은 나이로 치면 50대 초·중반”이라며 “재취업도 안 되는데 무작정 ‘나가라’고 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다른 부처는 행시 30~31회가 1급을 달고 있는데 기재부는 아직도 국장급에 머물러 있다”며 인사 적체 해소를 기대하는 분위기도 만만치 않다.

퇴직 공무원들의 재취업이 힘든 상황에서 2기 경제팀 출범을 앞두고 분위기 쇄신을 해야하는 최 후보자가 어떤 선택을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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