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 도전! 수익률 연 5%] 상가 투자, 독점적 배후 수요 여부 꼭 따져봐야…임대용 오피스텔, 분양가 싼 저층·북향 주목을

입력 2014-07-02 07:00  

[ 박종서 기자 ]
서울 잠실동에 사는 50대 한모씨는 상가 투자를 위해 요즘도 발품을 팔고 있다. 2012년 처음으로 ‘실전투자’에 나섰다가 연평균 수익률 6%짜리 짭짤한 상가를 소유하면서다. 한씨가 갖고 있는 상가는 서울 명동의 쇼핑몰 대형 푸드코트다.

한씨는 어떻게 고수익을 올리게 됐을까. 해당 쇼핑몰은 2005년 분양 당시 1층 최고 분양가가 3.3㎡당 6000만원에 달했다. 이른바 ‘대박’ 투자 상품으로 떠오르며 쇼핑몰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지던 시절이었다. 분양 시작 한 달 만에 50%가 팔려나갈 정도였다. 하지만 2008년 준공될 무렵 쇼핑몰 시장이 붕괴됐다. 인터넷 쇼핑이 대세로 잡으면서 쇼핑몰을 찾는 인구가 급속히 줄었던 것. 점포 하나가 6억원에 이르지만 상당수가 개점휴업 상태에 내몰렸다. 분양받은 사람들은 임차료 수익은커녕 대출이자와 관리비 부담만 지는 상황이었다. 경매 물건이 넘쳐났다.

한씨는 이 틈을 파고들었다. 최초 분양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가격에 경매를 받은 것이다. 낙찰받은 이후에는 대형 음식업체가 나서 한씨의 상가를 임차했다. 이 업체는 한씨를 비롯해 푸드코트 상가 주인 전체로부터 임차해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씨는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었다. 한씨는 다른 2명과 돈을 모아 6억2000만원을 투자했는데 현재 매월 650만원을 받고 있다. 단순 계산으로는 연 12%다. 상가 계약 이후 음식업체에 임대하고 인테리어를 하는 과정에서 월세를 받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해도 연 6%의 수익률이 난 것이다.

은행 예금 금리가 연 2% 안팎에 불과한 시대에 상가는 가장 눈길을 끄는 부동산 상품 가운데 하나다. 매월 임대료를 받을 수 있는 데다 상가 가치가 올라가면 추가 수익까지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소액인 2억~3억원 정도로 투자할 수 있는 기회가 꽤 많다는 것도 장점이다. 한씨와 같은 성공을 거두기 위해 투자자들이 몰리는 배경이다.

하지만 실패 사례도 많다. 임차인을 구하지 못해 손실을 보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경기가 사나워지면서 폐업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에 한 달만 공실이 생겨도 수익의 10% 정도가 날아간다. ‘돌다리도 두드리는’ 상가 투자가 필요한 이유다.

전문가들은 성급하게 나서지 말라고 경고한다. 남들 말만 믿고 선택하지 말고 먼저 공부하라는 얘기다. 상권 분석이나 임차인 선택 방법, 임대차 관련 법률, 경매 지식 등을 충분히 쌓고 접근해야 실패 확률을 줄일 수 있다. 믿을 만한 상가투자 공부 모임에 참석해 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상가 전문 컨설팅 업체인 상가뉴스레이다의 선종필 사장은 “전문 지식을 확보하지 못하면 허황된 광고에 속아 돈을 날리는 등 제대로 된 투자를 할 수 없다”며 “분양을 하거나 상가를 팔려는 중개인들의 말 속에서 실현 가능성을 판단할 만큼은 역량을 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느 정도 공부가 됐으면 몇 가지 투자 원칙을 알아야 한다. 먼저 물리적 거리보다 시간적 거리를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KTX를 타면 오송과 천안은 서울역에서 불과 30분도 걸리지 않는다. 많은 상가 투자자들이 서울과 수도권 매물을 바라보고 있지만 발상의 전환을 하면 고수익 상가를 마련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상가 활성화의 가장 핵심 기반은 ‘독점적 배후세대’를 따져봐야 한다고 충고한다. 선 사장은 “서울 위례신도시와 마곡지구, 세종시 등은 개발 호재를 업고 심리적 요인에 따라 투자하는 경우가 많은데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수익률을 높이려면 일단 저가에 매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씨처럼 경매나 공매를 통해 저렴하게 구입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다만 복잡한 권리관계를 분석할 수 있을 정도의 안목을 키워야 한다. 신규 분양이라면 할인해서 파는 곳을 찾아다닐 만하다. 업계 관계자는 “상가 분양업체 가운데는 회사 사정이 좋지 않아 괜찮은 상가를 깎아서 파는 경우도 많다”며 “이런 할인 판매는 기존 계약자들과 마찰을 빚을 수 있어 소리소문없이 분양에 나서기 때문에 정보업체와 평소에 유대관계를 쌓아두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상가와 함께 주요 수익형 부동산 상품으로 손꼽히는 오피스텔은 공급 과잉과 세금이 큰 이슈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오피스텔 매매가는 평균 2억1926만원으로 2011년 9월(2억2161만원) 이후 가장 낮았다. 이는 오피스텔 분양이 너무 많은 데다 2월 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 발표 이후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탓이다. 오피스텔 세입자들이 월세 공제를 받겠다며 전입신고를 하면 오피스텔이 주택으로 계산돼 양도소득세 등 세금이 무거워질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투자 해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달 서울 기준 오피스텔 투자수익률은 연 5.5%로 여느 투자상품보다 높은 수익률을 자랑한다. 오피스텔 투자에서 가장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은 뭐니뭐니 해도 입지다. 전문가들은 강북 역세권과 대학가를 중심으로 발품을 팔면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오피스텔을 찾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실제로 국민은행이 서울 지역별 오피스텔 투자수익률을 조사했더니 송파구는 연 5.1%, 강남구는 연 5.5%였던 반면 중랑구와 성북구는 각각 6.2%와 6.4%로 나타났다. 매매가격의 차이가 투자수익률을 결정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또 오피스텔에 투자할 때는 임대용 소형 오피스텔은 아파트와 달리 층이나 건물 방향에 따른 월세 차이가 작기 때문에 분양가가 싼 저층이나 북향을 고르는 것이 좋다. 전문가들은 주변 중개업소를 통해 지역 오피스텔의 월세와 공실 수준을 알아본 뒤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한다.

주택시장은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총부채상환비율(LTV)과 담보인정비율(DTI) 규제 완화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대출을 많이 받을 수 있게 된다면 주택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기대에서다. 이에 따라 추가 분담금 증가 등 악재가 겹치면서 가격이 급락했던 재건축 시장에서도 호가가 올랐다. 서울 개포주공 등 재건축 아파트 단지에서는 호가가 1000만원 정도 상승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회복세를 예단하기 이르다는 평가가 많다.

업계 관계자는 “전·월세 과세 완화 방침이 나왔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반신반의하는 상황”이라며 “실수요자들은 정책이 확정되고 불확실성이 해소된 이후 움직여보겠다는 생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여전히 수익률을 예상하기 어려운 ‘안갯속’ 장세라는 얘기다. 주택임대사업 또한 정부의 전·월세 관련 정책이 확정되지 않는 한 이렇다 할 움직임이 나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파트 리모델링은 재건축보다 사업 기간이 짧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새 아파트 준공까지 걸리는 기간이 리모델링은 5년 정도면 가능한 반면 재건축은 2배 정도 더 걸린다. 리모델링 시장에서 투자 수익을 올리려면 주변 집값을 먼저 따져봐야 한다. 업계에서는 일반 분양가격이 3.3㎡당 1600만원을 넘어야 시장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집값이 너무 싸면 공사비를 투입했을 때 효과가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과 분당신도시, 일산신도시 등에서 리모델링 움직임이 가시적으로 나타나는 이유다. 다만 리모델링 투자는 수익성 위주로 접근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의견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리모델링의 경우 투자보다는 거주 목적에 더 주안점을 두고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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