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 '빅3' 중 하나인 서울반도체에 대한 증권가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세계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업계의 구조조정 속에 서울반도체가 '승자'로 살아남을 것이란 낙관론이 있는가 하면 시장 무게가 중저가로 이동하면서 고가 제품 위주의 서울반도체에겐 부정적 상황이 전개될 것이란 비관론도 나온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만 최대 LED칩 생산 업체인 에피스타는 지난 30일(현지시간) 2위 업체 포에피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혔다. 증가하는 칩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생산능력 확보가 인수의 주된 이유. 포에피 3.448주당 에피스타 1주를 발행해 포에피 지분 100%를 인수하는 방식이다.
관련업계에서는 이번 인수를 통해 세계 시장에서 LED칩 수요가 견고하다는 걸 재확인했다고 평가했다. 증설이 필요했던 에피스타가 증설 대신 포에피 생산시설을 이용키로 한 것 역시 LED칩 시장에 긍정적이라고 봤다.
대만과 중국의 2위 업체들이 1등 업체로 통합되는 산업 내 구조조정은 공급 과잉 우려를 해소시킴으로써 살아남은 자들에게 수혜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에피스타의 인수 발표 이후 지난 1일 서울반도체 주가는 7.8% 상승했다. 이날 오전 10시42분 현재도 전날보다 1150원(2.80%) 올라 4만225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하지만 증권가 일각에서는 서울반도체의 상승이 시장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서울반도체 주가 상승은 과도하다"며 "증설 필요성이 니치아나 서울반도체가 아닌 에피스타에서 제기된다는 건 LED 칩 수요 증가가 고가가 아닌 중가에서 나타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하이파워 칩이 LED 조명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서울반도체에 반가운 얘기가 아니라는 분석.
이 연구원은 "중저가 칩 경쟁력은 가격에서 나타난다는 점을 생각할 때 에피스타의 생산능력 증가는 원가 감소를 의미한다"며 "기술 경쟁력으로 시장을 선도했던 서울반도체에게 자본이 필요한 생산능력 경쟁으로의 산업 변화는 부담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에피스타의 포에피 인수가 생산량 증가를 의미하기 때문에 공급과잉이 해소되는 국면은 아닐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와 달리 서울반도체가 LED 업계 재편 속에 최종 승리자로 남을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도 나온다. 시장이 중저가 중심으로 이동할 순 있지만 조명용 LED 보급율이 여전히 낮아 고가 시장 성장 여력이 충분하다는 이유에서다.
김혜용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에피스타의 포에피 인수는 이미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고 하이파워 뿐만 아니라 중저가에서도 기술력을 가진 국내 LED 업체들에 긍정적"이라며 "서울반도체는 최근 아크리치3를 공개해 조명용 매출 성장성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백열전구의 재고 소진으로 3분기 이후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가정용 LED 교체 수요도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승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LED 시장은 예년보다 가격경쟁이 심화돼 이에 따른 수익성 압박이 높아질 것"이라면서도 "올해 말 기준으로 전체 조명용 LED 침투율이 14% 수준에 불과해 고가 시장도 가파른 성장이 나타날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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