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찬 입학처장에게 듣는다
배영찬 한양대 입학처장(공과대 화학공학과 교수·사진)은 “한양의 인재상에 맞는 학생을 소신껏 선발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모든 수시전형에서 수능최저학력기준과 우선선발을 폐지하고, 학생부만으로 서류평가를 진행하는 파격적인 변화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배 처장은 “수험생 중심의 입시 서비스를 제공하며 투명하고 공정한 선발로 지속적으로 신뢰를 쌓아나갈 것”이라는 각오도 밝혔다. 실제로 한양대는 입시 홈페이지에 지난 4년간의 모든 입시 결과를 공개했고, 수험생 자신에게 유리한 전형을 찾아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 ‘한양입학플래너’ 애플리케이션도 올려놨다. 온라인 모의논술 등 현재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는 수험생들이 입시전략을 설정하는 데 유용한 참고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학생부종합전형 내신 미반영
학생부 중심전형은 학생부교과전형과 학생부종합전형으로 구분된다. 346명을 선발하는 학생부교과전형은 1단계에서 교과 성적만을 100% 반영하여 3배수를 선발한 후 2단계에서 면접 100%로 최종 합격자를 가린다. 면접은 학생부 <교과학습발달상황> 중 ‘일반과목 세부능력 및 특기상황’ 항목에 기재되어 있는 내용을 확인하는 질의 형식의 일반면접이 진행된다.
850명이라는 큰 규모의 인원을 선발하는 학생부종합전형은 자기소개서, 추천서 등 별도의 서류 제출 없이 학생부만 평가 자료로 사용하며, 학생부에 기록된 교과성적을 제외한 모든 영역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최종합격자를 선발한다. 배 처장은 “대학은 구성원들의 서로 다른 경험을 공유하는 공간이다. 따라서 잠재력과 성장 가능성이 뛰어난 다양한 경험을 지닌 인재를 선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차상위계층, 농어촌학생 등 사회배려대상자를 선발하는 고른기회전형의 선발인원이 113명으로 대폭 확대된 것도 이런 취지에서다.
학생부종합전형은 학생부 기록 내용만으로 평가가 진행되기 때문에 무엇보다 교내 활동 관리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기재된 활동에서의 경험과 개인의 역할, 그리고 학습내용을 적극적으로 평가하며, 활동을 통해 성장하는 모습이 드러날 경우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교사별 학생부 기록 방법의 차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지원자 간의 유·불리에 대해 “고교의 교육과정을 적극적으로 참고하며,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할 경우 평가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학교 교사들과 교류하고 문의할 계획”이라는 보완책을 설명했다. 이는 “궁극적으로 학생부 기록자인 교사에게 권위를 부여해 교권 신장과 공교육 정상화에 기여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논술, 수능최저기준 폐지
585명을 선발하는 논술전형은 수능최저학력기준 없이 논술과 학생부종합평가를 50%씩 반영해 선발한다. 학생부종합평가의 경우, 교과 성적(내신)을 반영하지 않고 출결, 봉사활동 등으로 지원자의 성실도를 평가한다. 배 처장은 “논술전형은 내신이나 수능보다는 ‘온라인모의논술’을 이용해 논술에 중점을 두고 준비할 것”을 조언했다.
글로벌인재, 공인외국어 성적 반영 폐지
어학특기자 105명을 선발하는 글로벌인재전형은 공인외국어성적 제출이 폐지됐다. 1단계에서 외국어 에세이를 통해 3배수를 선발하고, 2단계에서 외국어 면접으로 최종합격자를 선발한다. 에세이는 어학실력보다는 수험생의 논리력과 사고력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출제되며, 면접은 사전 질문지 없이 질의응답으로 지원자의 인성과 언어구사능력을 평가한다. 특기자전형을 준비하는 수험생도 ‘온라인모의 에세이’와 ‘에세이 연습’을 참고해 보다 수월하게 준비할 수 있다.
4년간 50% 장학금 ‘가’군 최초합격자 전원 지급
정시는 ‘가’ ‘나’군 분할모집을 실시한다. 224명을 선발하는 ‘가’군은 수능 100%, 572명을 선발하는 ‘나’군은 수능 90%와 교과 10%를 반영한다. ‘가’군 최초합격자 전원에게는 4년간 50%의 장학금을 지급하며, 의예과는 50명을 ‘나’군에서 단독으로 모집한다.
김성율 < 한경에듀이사 k2@hankyung.com >
전형 체크포인트 "전형이 바뀐 목적에 맞춰 소신 지원을"
한양대는 전형별 특징이 명확하고 평가요소가 단순하여 자신에게 유리한 전형을 선정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 하지만 선발 방식의 대대적인 변화로 인해 지원자 입장에서는 당락의 결과를 섣불리 예측하기가 어려운 것 또한 사실이다.
학생부교과전형은 우수한 내신 성적을 어필할 수 있는 유일한 전형이다. 전년도 1단계 교과 100%를 반영했던 학업우수자전형의 1단계 합격자 계열별 학생부 등급은 인문 1.15, 자연 1.16, 상경 1.13으로 상당히 높은 수준이었다. 이런 경향은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 않는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학생부종합전형은 교과 성적이 반영되지 않는다. 학생부 외에는 별도의 제출 서류가 없고, 면접 또한 실시하지 않기 때문에 교내활동에 충실히 참여하며 비교과를 관리해온 수험생들은 부담 없이 도전해 볼 수 있다. 하지만 면접과 제출 서류가 없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학생부 기록내용 이외의 활동은 어필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원자들은 사실상 당락의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을 충분히 숙지하고 인문, 상경, 자연, 공학 등 지원하고자 하는 계열과 학생부에 기록된 활동 내역이 부합하는지를 판단하여 소신 있게 지원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논술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은 논술의 출제 경향 변화에 주목하자. 인문은 국문논술 1문항, 상경은 국문논술 1문항과 수학A 범위의 수리논술 1문항, 자연은 수학B 범위의 2문항 출제되어 문항 수는 전년도와 변화가 없지만 논술 시험시간은 기존 120분에서 75분으로 대폭 축소되었다. 이를 통해 기존보다 논술의 난이도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예측해 볼 수 있다.
또 국문논술의 경우 인문은 답안의 글자 수가 1400자에서 1000자로, 상경은 600자에서 500자로 줄었다는 점에서 문제가 요구하는 핵심 내용을 정확하게 작성하는 능력이 더 중요해 졌음을 알 수 있다. 논술의 채점도 더 세밀한 방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수리논술을 준비할 때는 풀이 과정을 정확히 작성하는 데 주력하여 연습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논술시험 일자는 수능시험 이전으로 변경되었다. 일반적으로 수능 이전 논술은 수능 대비의 부담으로 지원을 꺼리는 경향이 있지만,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 않고, 올해 수능 이후 논술시행 대학들의 논술일자가 비슷한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경쟁률이 상승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전년도 정시 최종등록자의 평균 백분위는 ‘가’군을 기준으로 인문 91.60~96.02%, 상경 94.71~95.23%, 자연 89.37~98.13%의 분포를 나타냈다. 전년도 A/B 선택형 수능과 탐구 응시인원 감소로 전체 대학의 성적이 수치상 하락했고, 영어가 올해 통합된다는 점을 감안한 지원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김형일 < ‘거인의어깨’ 연구소장 www.estudycare.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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