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 연일 최고치 경신에도 코스피는 바다 건너 구경만
한국 저가 매력 사라지고 電車 등 대형 수출株 실적 악화
외국인 투자 우선순위서 밀려
[ 송형석 / 강지연 기자 ] 미국 뉴욕증시에서 연일 축포가 터지고 있다.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다우존스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17,000선을 넘어섰고, 대형주 중심인 S&P500지수, 기술주들이 포진한 나스닥지수 역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 자체에 대한 두터운 믿음이 미국 지수를 끌어올렸다고 평가했다.
○아랫목 ‘미국’, 윗목 ‘한국’
문제는 미국 증시의 열기가 한국까지 전해지지 않는다는 데 있다. 미국 증시가 오르면 외국인들의 공격적인 매수세가 밀려들던 과거의 공식이 들어맞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4일 시황도 마찬가지였다. 미국 3대 지수가 일제히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음에도 불구하고 코스피지수는 되레 0.07% 떨어졌다. 외국인들은 순매수에 나섰지만 매수 규모가 300억원대에 불과했다.
한국 증시와 미국 증시의 상관관계는 코스피지수가 박스권에 갇힌 지난 3년간 계속 약해지다 지난달부터는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2011년 0.88에 달했던 코스피지수와 미국 S&P500지수의 상관계수는 지난해 0.17로 떨어졌으며 지난달엔 -0.62까지 내렸다. 상관계수가 1에 가까울수록 두 지수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 경우가 많았다는 의미다.
김승현 대신증권 글로벌마켓전략실장은 “미국 증시가 오를 때는 탈동조화, 떨어질 때는 동조화 현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결국 미국 증시가 추세적으로 오를 때 한국 증시는 반대로 내리막길을 걸었다는 얘기다.
두 나라 증시가 따로 움직이게 된 것은 국내 상장사들의 실적 탓이라는 분석이다. 3년 연속으로 상장사들의 이익이 감소하면서 신흥국 내 ‘투자 우선순위’에서 꾸준히 밀렸다. 그 결과 과거 같으면 한국으로 들어왔을 자금이 대만이나 인도네시아 등으로 빠져나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실장은 “한국 제조업체들의 이익 사이클은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한풀 꺾인 반면, 미국 제조업체들의 이익은 꾸준히 살아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전차군단’ 실적 부진에 막힌 코스피
전문가들은 미국 증시 호조가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요소임은 분명하지만 큰 영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1000원선 근처까지 떨어진 원·달러 환율 탓에 전자, 자동차 업종을 필두로 한 대형 수출주들의 실적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이 애널리스트들의 전망대로 7조원대까지 떨어지는 상황이 되면 오히려 지수 하락을 걱정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서동필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한국 주식의 ‘저가 매력’이 대부분 사라진 만큼 외국인들의 공격적인 순매수를 현재로선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미국 증시의 고공행진이 꺾일 때를 걱정해야 한다”며 “미국은 현재 지수에서 5%가 빠져도 낮다고 보기 힘든 수준이지만 한국에서 엇비슷한 하락장이 오면 1900선이 무너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증시만큼은 아니라 하더라도 상승장을 기대해볼 만하다는 견해도 있다. 글로벌 시장의 유동성이 풍부해진 만큼 한국도 ‘낙수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논리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STX그룹이 무너져 최악으로 치달았던 지난해보다는 상황이 낫다”며 “기저효과를 감안할 때 과거 박스권 상단이었던 2100선 정도는 기대해볼 만하다”고 설명했다.
송형석/강지연 기자 click@hankyung.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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