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정부 "속임수다"
[ 이정선 기자 ] 이라크 내전을 일으킨 급진 수니파 무장세력 ‘이라크·시리아 이슬람 국가(ISIS)’의 지도자 아부 바르크 알바그다디(이하 알바그다디·사진)가 등장하는 동영상이 5일(현지시간) 처음으로 공개됐다. ISIS가 온라인에 공개한 총 21분 분량의 이 동영상은 알바그다디가 이라크 북부 모술의 한 회교사원(모스크)에서 설교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검은 터번과 예복을 입은 알바그다디는 “신의 이름으로 성전(지하드)에 참가하라. 신도를 격려하고, 이 고난에 맞서 인내심을 가져라”라고 촉구했다. 또 코란에 등장하는 예언자 아브라함을 언급하면서 자신을 ‘칼리파 아브라함’으로 자칭했다. 앞서 ISIS는 이슬람 국가(IS)를 선포하며 알바그다디를 이슬람 공동체를 다스리는 최고 통치자로 추대했다.
대니얼 벤저민 전 미국 국무부 대테러 협력관은 5일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알바그다디가 은신을 끝내고 등장한 것이라면 그는 오사마 빈 라덴이나 아이만 알자와리 등 알카에다 지도자들과는 다른 자세를 취하고 있음을 암시한다”며 “ISIS가 알카에다와 달리 안전한 영토를 확보하고 있으며, 스스로 자신이 이 땅의 통치자라는 것을 과시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동영상 속 인물이 실제 알바그다디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NYT는 “미 중앙정보국(CIA)이 아직 확인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라크 정부는 이 동영상이 속임수라고 주장했다. 6일 이라크 최대국영 위성채널인 알수마리아방송은 “이라크 보안부대가 이라크와 시리아 접경 도시 카임에서 알바그다디를 급습했다”며 “알바그다디가 이미 부상의 결과로 사망했을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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