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 가는 기준금리-시장금리
시장은 '기준금리 인하'에 베팅
[ 김일규 기자 ]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13개월째 움직이지 않고 있지만 주요 시중은행들은 예·적금 및 대출 금리를 잇달아 내리고 있다. 기준금리 동결에도 불구하고 시장금리가 계속 떨어지고 있어서다. 한국은행과 시장 간 ‘금리 미스매치(불일치)’ 때문에 생긴 현상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27일 골든라이프 예·적금 등 수신 상품 17종의 금리를 0.1~0.2%포인트 인하했다. 신한은행 우리은행 기업은행 등도 지난달 각종 예·적금 금리를 최대 0.4%포인트 내렸다. 예금 금리의 결정 기준인 채권 금리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대출 금리도 내림세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상품인 ‘포유장기대출’과 ‘우리아파트론’은 지난해 말 대비 6월 말 금리가 0.1%포인트씩 하락했다. 대출 금리는 예금 금리 등이 반영된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에 대부분 연동되는데 코픽스 역시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5월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은행 여·수신 평균금리는 6월에도 최저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은행들이 여·수신 금리를 계속해서 내리는 것은 금리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채권 금리가 하락하고 있어서다. 은행들의 주요 자금운용 수단이자 자금조달 수단인 채권 금리가 하락하는 추세이다 보니 예금 금리도 내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은행들이 채권 금리 기준 지표로 보는 국고채 3년물은 지난 1월(연 2.89%) 이후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4일에는 연 2.61%까지 떨어졌다.
채권 금리가 계속해서 떨어지는 것은 채권 시장에서 앞으로 금리가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채권 가격이 오르기 전에 미리 사두려는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채권 시장에서는 세월호 참사 이후 소비, 생산 등 각종 경제지표가 좋지 않게 나오면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금리 인하를 지지한다고 알려진 것도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이러다 보니 기준금리는 그대로인 채 채권 금리만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국고채 3년물 금리와 기준금리 차이는 0.1%포인트 안팎까지 좁혀지기도 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리든지, 시장 참가자들이 채권 매수를 멈추지 않는 한 금리 미스매치가 이어져 은행 여·수신 금리 하락세도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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