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차이로 세금 부담이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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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용 < KB국민은행 송도PB센터 세무사 >


주택을 팔 때 오늘 팔면 양도소득세를 내야 하고 내일 팔면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면 굳이 오늘 팔겠다는 사람이 있을까.

실제로 하루 차이로 세금 부담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몰라서 세금을 내는 사례가 가끔 발생한다. 예를 들어 ‘1가구 1주택’ 비과세 요건으로 ‘2년 이상 보유’를 충족해야 하는데 무심코 2년을 하루라도 채우지 않으면 비과세를 적용받지 못하는 것이다.

주택을 6월1일에 구입하는 것과 6월2일에 구입하는 것도 하루 차이로 세금 부담 여부가 달라진다.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의 납세의무자는 ‘6월1일’ 현재의 소유자이기 때문에 하루가 지난 6월2일에 주택을 구입하면 세금 부담을 피할 수 있다.

또 세법에서 정한 세금신고 기한보다 하루라도 늦게 신고하면 납부할 세액의 10% 이상을 가산세로 추가 부담해야 한다. 납부고지서를 받은 후 90일이 되는 날을 하루라도 지나게 되면 부과받은 세금에 이의가 있어도 구제받을 수 없게 된다. 하루 차이로 인해 부담할 세금에 차이가 생기는 경우는 이처럼 다양하다.

세법에서 여러 기준일이나 기한 등을 정해 놓고 세금 부담에 차이가 발생하도록 한 것은 일정한 정책적 목적을 달성하려는 의도가 있다. 그러나 세법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 단 하루 차이로 세금 부담이 달라지는 상황에 직면하는 납세자를 생각하면 세법에 불합리한 부분이 없는지 살펴보고 이를 개선해 나갈 필요도 있다.

예를 들어 자동차세의 경우 과세기준일의 소유자가 해당연도 세금을 납부하도록 정하고 있었다. 그러나 2000년부터 매매거래 전후의 소유자가 각각 보유기간에 비례해 해당연도 자동차세를 납부하도록 개선했다.

또 원천징수세액 미납부가산세의 경우 납부기한을 하루만 지나쳐도 10%의 가산세를 부담했었다. 2005년부터는 미납일수에 비례해 가산세를 부과하되 성실한 의무이행을 담보하기 위해 최소 5% 이상은 부과하도록 개선했다.

납세자 입장에서는 하루 차이로 세금을 부담해야 하는 일이 없도록 좀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세법상 다양한 기준을 일일이 기억하기 어렵다면 어떤 거래를 하기 전 세금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사전에 세무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할 필요가 있다.

이호용 < KB국민은행 송도PB센터 세무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