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봉구 기자 ] 국내 연구진이 내시경 기기를 넣지 않고도 위나 장 같은 몸속 소화기관을 촬영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인체에 무해하면서도 기존 방법보다 손쉽게 소화기관 영상을 촬영하는 차세대 기술로 학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7일 포스텍(포항공대)에 따르면 창의IT융합공학과 김철홍 교수(사진) 연구팀이 이 같은 내용의 연구 성과를 6일(현지 시간) 저명 학술지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Nature Technology)’ 온라인판에 게재했다.
포스텍 연구팀은 광(光)음향·초음파 의료영상기기와 맞춤형 유기 나노입자를 이용해 세계 최초로 소화기관 영상기술을 개발해 생체 내 영상 촬영에 성공했다.
이 기술은 몸속에 내시경 기기를 넣지 않고도 엑스레이를 찍는 것처럼 기기로 촬영하는 것만으로 소화기관의 연동 운동을 바로 찍을 수 있다. 그러면서도 방사선을 사용하지 않아 엑스레이나 컴퓨터 단층촬영(CT)에 비해 안전하며, 자기공명영상(MRI)과 달리 값싼 레이저·초음파 기반 기술을 활용해 주목된다.
연구팀은 광음향 현상에 착안했다. 광음향이란 물질이 빛을 흡수하면 빛에너지가 열로 변하는 단계에서 기체에 음파가 발생하는 현상이다. 번개가 치면 천둥소리가 들리는 것을 연상하면 이해하기 쉽다.
연구팀은 식품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 계면활성제를 이용해 광음향 장치를 위한 20나노미터 크기의 무독성 유기 나노입자를 개발했다. 짧은 펄스(pulse)의 레이저를 생체 조직에 투사하면 광음향 신호가 발생하고, 이 신호를 초음파기기로 감지한다. 이렇게 하면 내시경 등의 기기를 몸에 넣지 않고도 인체 내 깊은 곳까지 볼 수 있는 고감도 영상 확보가 가능하다.
연구를 주도한 김철홍 교수는 “신개념 나노입자와 광음향·초음파 융합영상기기를 이용해 세계 최초로 소화기관 영상에 성공했다는 의미가 있다” 며 “광음향 의료영상기술 시장은 2016년까지 1억2000만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우수기업들이 서둘러 임상실험 등의 절차를 거쳐 기술 개발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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