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에 묻는 물질 가스관에 사용
도봉署, 범죄 건수 37.5% 감소
[ 홍선표 기자 ] 서울 도봉경찰서가 범죄 예방을 위한 특수형광물질 개발을 국내 업체에 의뢰해 고가의 수입 제품을 대체할 길이 열렸다. 이 경찰서는 특수형광물질을 주택가 가스관 등에 칠해 빈집털이 범죄를 크게 줄이는 성과도 냈다.
도봉서는 관내 14개동 1100여가구에 방범용 특수형광물질을 칠했더니 지난 4~6월 해당 지역의 빈집털이 범죄 건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5% 줄었다고 7일 발표했다.
한번 칠하면 4~6개월 유지되는 특수형광물질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손전등 형태의 자외선 검출기로 비추면 흔적이 나타난다. 신체에 묻으면 잘 지워지지 않는다. 이 때문에 절도범 등이 타고 넘는 가스배관과 창문틀 등에 칠하면 범죄 예방은 물론 증거 확보도 쉬워진다.
하지만 수입 특수형광물질이 비싼 탓에 그동안 빈집털이 범죄가 많은 주택가 등에 적용하는 데는 제한이 따랐다. 수입 제품의 경우 10가구에 칠할 수 있는 80mL들이 한 개 가격이 4만4000원에 달한다. 지난해 경기 구리경찰서와 성남 수성경찰서 등에서 일부 사용한 게 전부다.
도봉서는 비용 문제 해결을 위해 3월 초 페인트 제조사인 천일페인트(주)에 제품 개발을 의뢰했다. 그 결과 100mL들이 가격이 1만5000원인 국산 제품 ‘도둑고양이’가 보름 뒤 시범 출시됐다. 수입 제품과 비교해 성능과 효과에 차이가 없었다.
조문혁 도봉서 생활안전계장은 “이달 중순에 국산 제품이 본격 생산된다”고 말했다.
도봉서가 130여곳에 특수형광물질 사용을 알리는 현수막을 걸어둔 것도 빈집털이 범죄 건수 급감에 영향을 미쳤다. 박상춘 도봉서 신방학파출소장(사진)은 “빈집털이뿐만 아니라 혼자 사는 여성을 노리는 성폭행 범죄를 막는 데도 매우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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