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어닝쇼크, 배경 뭔가 봤더니… 환율 · 재고 · 마케팅비 '3중고'

입력 2014-07-08 09:52   수정 2014-07-08 10:36

삼성전자 "2분기 실적 악화, 구조적 문제 아닌 일시적 현상"



[ 김민성 기자 ] 삼성전자는 올 2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7조2000억 원으로 줄어든 배경과 관련, "실적 악화는 구조적 문제 아닌 일시적 문제"라고 8일 밝혔다.

회사 측은 수익성 악화 원인으로 ▲ 지속된 원화 강세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판매 감소 ▲ 재고 감축을 위한 마케팅 비용 증가, ▲ 무선 제품에 직접적 영향을 받는 시스템LSI와 디스플레이 사업 약세 등 4가지를 꼽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재고 감축을 위한 마케팅 비용 부담에 따른 일시적 현상" 이라며 "'갤럭시S5' 광대역 LTE-A, 태블릿 '갤럭시탭S', 웨어러블 신제품 '기어 라이브' 등 모바일 신성장동력 3가지를 무기로 올 3, 4분기 실적을 개선하겠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8조 원 아래로 추락한 건 2012년 3분기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2분기(9조5300억 원)과 비교해 2조3300억 원 감소했다. 실적 악화 현실화로 몸살을 앓았던 직전 분기인 올 1분기 영업이익(8조4000억 원)보다도 1조2000억 원이 더 빠졌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달러와 유로화뿐 아니라 대부분 신흥국 통화에 대해 원화 강세가 지속돼 실적 전체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환율 요인은 자사 경쟁력과 무관한 외부 요인으로 봐야 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무선 사업 분야는 중저가 보급형 휴대전화 수익성 하락과 재고 감축을 위한 마케팅 비용 증가로 타격을 입었다. 삼성전자 측은 "3분기 성수기 및 신모델 출시를 대비해 유통 재고를 축소하기 위해 마케팅 비용을 다소 공격적으로 집행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및 유럽 시장내 업체 간 경쟁 심화로 중저가 스마트폰의 유통 재고가 증가했다는 것. 제조사가 유통 채널에 판매한 셀인(Sell-in) 물량도 2분기에 감소했다고 밝혔다.

지역적으로는 글로벌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 내 재고 증가 요인이 컸다. 올 하반기 4G LTE 확산을 앞두고 3G 수요가 약화됐다. 또 중국 업체의 공격적 안방 가격 경쟁이 심화하면서 유통 채널 내 재고도 증가했다.

유럽 지역 재고도 2분기 실적 발목을 잡았다. 유럽은 삼성전자가 다른 지역에 비교해 40% 수준의 높은 시장 점유율을 유지해오던 곳이다. 삼성전자 측은 "2분기 수요 약세가 지속되면 유통 채널 재고 부담이 상대적으로 커졌다" 며 "2분기 Sell-in 물량 하락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태블릿 시장 수요도 예상보다 부진했다. 태블릿 시장 부진으로 인해 판매 감소세가 예상보다 컸다. 5~6인치대 대화면 스마트폰 판매가 늘면서 7~8인치 대 태블릿 수요를 잠식하고 있다. 교체 주기가 2~3년으로 정착화된 스마트폰 분야와 달리 태블릿은 사업자 보조금 효과가 적어 교체 매력도가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모바일 제품 수요가 감소하면서 시스템LSI와 디스플레이 사업 분야 수익성도 직접적인 타격을 입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신제품 글로벌 출시에 따른 다양한 마케팅 활동 외에도 유통 채널 내 재고 감축을 위한 셀아웃(Sell-out) 프로모션을 2분기에 강력하게 집행했다"며 "전분기 대비 마케팅 비용이 크게 증가해 실적 하락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김민성 기자 m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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