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눈높이 낮아진다…'어닝 쇼크'에 목표주가 줄하향

입력 2014-07-09 10:45   수정 2014-07-09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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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민경 기자 ]

국내 증권사들이 '어닝 쇼크'를 낸 삼성전자에 대한 눈높이를 잇따라 낮추고 있다. 2분기에 이어 3분기도 실적 개선이 쉽지 않다며 영업이익 전망치를 수정하고 목표주가 역시 하향 조정하기 바쁘다.

일부 증권사는 스마트폰 이후를 대비할 핵심 카드가 보이지 않아 성장주로서 의구심마저 든다고 지적했다.

◆ 3분기 영업익 7조 중후반 전망…8조5000억 이상 없어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지난 8일 잠정실적을 발표한 뒤 분석보고서를 낸 17곳 증권사 가운데 3분기 영업이익을 8조 원 이상으로 제시한 곳은 5곳에 불과하다. 8조5000억 원 이상을 예상한 곳은 한 곳도 없고 대부분 7조 중후반대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유진투자증권은 가장 높은 8조3300억 원을, 한국투자증권은 가장 낮은 7조5300억 원을 각각 제시했다.

증권사들은 6개월 전만 하더라도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이 10조2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3개월 전 9조5000억 원으로 눈높이가 낮아졌다가 최근 8조5000억 원까지 떨어졌고 2분기 어닝 쇼크를 확인한 뒤에는 재차 기대를 낮췄다.

서원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디스카운트 시대'라는 말로 삼성전자가 처한 상황을 표현했다. 그동안 '프리미엄' 대접을 받던 스마트폰이 시장 포화 속에 예전과 같은 성장을 담보할 수 없게 되면서 수익성 하락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설명.

그는 "하반기에도 스마트폰 경쟁 심화로 실적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며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중국 현지 업체들과의 경쟁으로 마케팅 비용이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삼성전자가 플렉서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등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마케팅과 원가 경쟁력을 강화해 안정적인 이익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목표가 140만 원까지↓…지배구조변화·주주환원은 긍정적

IBK투자증권은 '스마트폰 시대 이후를 책임질 히든 카드는 어디에'라고 삼성전자에 의문을 던졌다. 스마트폰 시장은 갈수록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데, 이를 상쇄할 만한 새로운 성장 동력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이승우 연구원은 "스마트폰 산업의 경쟁과 마진 압박은 점점 커질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단기간 내에 드라마틱한 회복을 보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매출액이 9년 만에 전년동기 대비 감소하면서 성장주로서의 삼성전자에 대한 의구심은
깊어질 것이며, 이로 인한 주주환원정책 강화에 대한 요구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유진투자증권은 실적 모멘텀 약세에도 불구하고 삼성그룹 지배구조 변화와 이에 따른 주주환원 정책에 초점을 맞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지금이 삼성전자 주식을 매수할 적기라는 판단이다.

이정 연구원은 "3분기 실적 개선과 함께 그룹 지배구조 변화와 주주이익환원정책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커질 것"이라며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매수할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이날 분석 보고서를 낸 17곳 증권사 중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한 곳은 8곳이다.

대신증권이 가장 낮은 140만 원을 제시했고,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은 각각 180만 원에서 160만 원으로, 170만 원에서 150만 원으로 내려잡았다. KB와 KDB대우, 하이, IBK 등도 줄줄이 목표주가를 변경했다.

아이엠투자증권은 투자의견을 '보유'로 유지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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