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씨는 삼성물산 자회사 케어캠프에서 어음 17억원어치를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로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아왔다. 이씨는 17억원 중 2억원을 채 전 총장 혼외자 모자에게 송금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김용관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이 횡령 사실을 자백했고 계좌 추적 결과 등 보강 증거에 의해 혐의가 입증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피고인이 부하 직원에게 거짓 회계 처리를 지시해 의도적으로 범행을 숨긴 점, 피해액이 거액인 데다 피고인이 이를 거의 변제하지 못했고 변제할 능력도 없는 점 등을 고려해달라"고 요구했다.
변호인은 "사건 당시 자신을 돌보지 않고 회사를 위해 헌신하던 피고인에게 부인이 이혼을 거론했다"며 "피고인은 우발적으로 회삿돈을 빼서 부인에게 집을 마련해주고 빚을 갚은 것"이라 주장했다.
변호인은 "피고인이 선물·옵션 투자로 횡령금을 변제할 계획이었으나 투자에 실패했다"며 "범행을 뉘우치고 있고 회사와의 합의를 위해 노력 중이다. 변제 계획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채 전 총장과의 관계나 횡령금의 구체적 사용처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씨는 최후 진술에서 "인생의 실수였고 어떤 이유나 변명 없이 잘못을 인정한다"며 "어리석고 자만했던 내 모습이 이제는 깨진 항아리 같아서 쓸모없는 인간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씨는 "횡령 사실을 자백하고 피해액 변제를 약속한 뒤 케어캠프를 정상적으로 퇴직했다"며 "삼성 측이 2년 6개월 동안 변제를 독촉하지 않다가 갑자기 횡령을 문제삼아 억울하다"고 호소했다. 선고공판은 오는 30일 오전 11시에 열린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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