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보조금 최대 35만원…가계 통신비 부담 줄어들까

입력 2014-07-10 10:33  

휴대폰 보조금이 현행 27만 원에서 최대 35만 원으로 높아진다. 그러나 실제로 소비자들이 받는 보조금은 지금보다 줄어들면서 가계 통신비 부담을 낮추는데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10일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오는 10월 1일부터 휴대폰 보조금이 25만~35만 원 범위에서 탄력적으로 조정된다. 방통위는 상한액을 해당 범위 내에서 6개월 마다 조정하고, 긴급하게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기간을 단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통사들은 단말장치와 출고가, 지원금, 부가가치세를 포함한 실제 판매가를 공시해야 한다. 대리점과 판매점은 이통사 공시금액의 15% 범위 내에서 추가 지원금을 제공할 수 있다.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단말기 구입 가격은 다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소비자들은 25만~40만2000원 수준에서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현재 시장에서 평균적으로 지급되는 보조금(약 45만 원)보다 오히려 낮다.

단말기 보조금 상한 축소를 주장해 온 이동통신 업계도 반기지 않는 분위기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보조금 한도를 올리느냐 내리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소비자 부담을 경감하는 방안이 주목적이 되야 하는데 방통위가 헛다리 짚었다"며 "제조사들이 단말기 출고가를 내리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단말기 제조사들도 부정적인 입장이다. 삼성전자는 현행 단말기 보조금 상한선이 피처폰 시대를 기준으로 책정된 것이라며 보조금 상향을 주장해 왔다.

휴대폰 대리점, 판매점 사이에서도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공시금액이 있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에게 추가 지원금을 덜 지급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단말기 유통법'이 시행되면 대리점, 판매점들도 보조금 규제 위반시 과태료 부과대상이 된다.

다만 방통위는 이통사와 제조사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분리 공시제' 시행은 추후 논의하기로 했다. 제조사 측은 영업기밀을 이유로 보조금을 별도 공시하는 안을 반대해 왔다.

최성준 방통위원장은 "분리 공시를 하는 것이 여러 면에서 바람직하지만 고시가 (상위) 법 규정 범위를 넘는 게 아닌지 등 타당성 여부를 결정하기 어렵다"며 "내부적으로 여러 문제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어느 것이 적정한지 결정해나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한편, 방통위는 이달 중 '단말기 유통법' 관련 고시 제·개정안에 대한 행정예고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후 규제개혁위원회 규제 심사를 거쳐 9월 전체회의에서 최종 의결한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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