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팀 맡지 않아 당분간 소속팀 없어
애제자 박주영도 나란히 '무적' 신세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의 사퇴를 두고 국제축구연맹(FIFA)이 박주영의 부진을 중요한 원인으로 꼽았다.
홍명보 감독은 10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4 브라질월드컵 성적에 대한 책임으로 감독직에서 자진 사퇴했다. 홍명보 감독은 지휘봉을 잡은 이후 1년간 총 19경기를 치르며 5승 4무 10패의 저조한 기록을 남겼다.
이에 FIFA는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홍 감독이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실망스러운 성적에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고 보도했다.
이어 "홍 감독은 2002 한·일 월드컵 당시 주장이자 최고의 수비수로 조국을 4강으로 이끌었지만, 지휘봉을 잡은 지 1년 만에 물러났다"며 "사퇴가 있기까지 자국민들의 거센 비난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한 대표팀의 귀국 당시 있었던 '엿 투척 사건'을 언급하기도 했다.
FIFA는 마지막으로 "홍 감독은 대표팀 선발 과정에서부터 많은 비판을 받았다"며 박주영을 언급했다.
무득점에 그친 박주영을 선발로 고수한 것이 결정적 패인이었다는 것.
감독 선임 직후 소속팀에서 활약한 선수를 월드컵 명단에 포함시키겠다던 홍명보 감독은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고 부진하던 박주영을 명단에 포함시키며 스스로의 원칙을 무너뜨렸다.
박주영 선발을 두고 거센 비난 여론이 일자 "결과로 증명하겠다"던 홍 감독의 호언장담은 결국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이후 16년 만의 최악의 성적표로 돌아왔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 2010년 아시안게임과 런던올림픽에서도 박주영을 선발한 직후 그의 부진에 대한 비난이 일자 든든한 방패막이가 되어준 바 있다. 특히 박주영의 병역 회피 논란에 대해서는 "(박주영이 가지 않는다면)내가 대신 군대에 가겠다"는 발언으로 여론을 진정시킨 바 있다.
박주영은 런던올림픽 당시 동메달 결정전에서 선제골을 기록하며 자신을 향한 비난을 잠재웠지만 아쉽게도 이번 월드컵에선 침묵을 지키며 홍 감독과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박주영이 홍 감독에게 특혜를 받았다면 홍 감독의 경우엔 대한축구협회의 특혜를 받았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맡았을 때 라이센스를 취득하기 전이었음에도 코치를 맡으며 무자격 논란의 당사자가 됐던 것. 이후 단시간에 대표팀의 수석코치에 올랐고 등 선수 생활과 마찬가지로 탄탄대로를 걸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지난 7월 1일부로 박주영은 소속팀이 없는 무적선수가 됐고, 홍 감독 역시 이날 사퇴로 인해 무적 감독이 되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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