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건강·여가 중 하나 삐끗?…낙담 말고 '긍정의 힘' 키워라

입력 2014-07-14 07:00  

삼성생명과 함께하는 라이프디자인 (57) 노후 준비와 프레이밍 효과

장경영 <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책임연구원 >



동갑내기(47) 동창생 A와 B씨는 얼마 전 삼성생명 은퇴연구소가 발표한 은퇴준비지수로 자신의 노후 준비 상태를 측정했다.

재무, 건강, 활동(일·여가·사회활동), 관계(가족·친구·이웃)의 네 가지 영역에 걸쳐 준비 정도를 측정한 결과 종합 점수(100점 만점)가 A씨는 55점, B씨는 57점으로 비슷했다. 그런데 영역별 점수는 확연히 차이가 났다. A씨는 재무 준비 점수(48점)가 낮고 활동 준비 점수(68점)가 높은 데 비해 B씨는 재무 준비 점수(66점)가 높고 활동 준비 점수(50점)가 낮았다.

결과를 받아본 두 사람은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A씨는 “낭비하지 않고 성실하게 살아왔지만 두 아이 키우느라 노후 준비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던 탓”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B씨는 “일단 재무 준비부터 충실하게 하자는 생각에 은퇴 후 어떤 활동을 할지에 대해서는 너무 무관심했다”며 아쉬워했다.

많은 사람들이 노후 준비의 균형을 맞추는 데 애를 먹는다. A씨처럼 재무 준비가 부실한 사람은 물론이고 B씨처럼 재무적으로는 준비가 잘돼 있어도 활동 준비가 미흡하면 행복한 노후를 보장하기 어렵다. 노후 준비를 어렵게 만드는 이런저런 이유만 찾지 말고 생각을 바꿔보자.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심리학자 다니엘 카너먼은 문제를 바라보는 ‘프레임(틀)’에 따라 사람의 판단이나 선택이 바뀌는 현상을 ‘프레이밍 효과’라고 불렀다. 카너먼은 최대 600명까지 사망할 수 있는 희귀병의 몇 가지 퇴치 방법을 예로 들며 프레이밍 효과를 설명했다. 첫 번째 방법은 ‘200명을 살린다’. 두 번째 방법은 ‘600명 모두 살 수 있는 확률 3분의 1에, 모두 살 수 없는 확률 3분의 2’라고 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첫 번째 방법을 선택했다. 200명이라도 확실히 살릴 수 있다는 데 한 표를 준 것이다.

하지만 프레임을 바꿔서 ‘400명은 죽는다’와 ‘모두 사망하지 않을 확률 3분의 1에, 모두 사망할 확률 3분의 2’ 중 무엇을 선택할 것인지를 묻자 이번에는 대부분 두 번째 방법을 선택했다. 400명이나 죽는다는 표현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노후 준비에도 긍정의 프레임이 중요하다. A씨는 재무 준비가 부실하다고 걱정하기보다는 비교적 준비가 잘돼 있는 활동 부분에서 자신감을 얻어야 한다.

B씨도 미흡한 활동 준비에 낙담하기보다는 자신의 재무 준비 방법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이 과정에서 활동을 위한 준비를 보완할 수 있다.

장경영 <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책임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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