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주 연속 뛴 금값, 계속 뛸까

입력 2014-07-14 21:40   수정 2014-07-15 03:44

온스당 1337弗…2014년 11% 올라 2011년 8월 이후 최장 랠리
헤지펀드들은 상승에 베팅 "美경기회복 빠를땐 하락" 전망도



[ 뉴욕=유창재 기자 ] 금값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 지난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7월 인도분 금값이 온스당 1.3% 오른 1337달러에 장을 마쳤다. 6주 연속 상승세다. 금값이 6주 이상 오른 건 온스당 1900달러를 넘어선 2011년 8월 이후 처음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계속되는 제로 금리에 금값 상승 베팅

금값 랠리가 이어지고 있는 건 미국 중앙은행(Fed)이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보통 금리가 오르면 금값은 하락한다. 이자 수익과 가격 상승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는 채권과 달리 금은 가격 상승 이외의 다른 투자 수익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주 공개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 따르면 Fed는 오는 10월 3차 양적완화를 완전히 종료할 계획이다.

하지만 제로 기준금리(연 0~0.25%)는 상당 기간 지속할 것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분명히 했다. Fed의 거듭된 초저금리 정책 약속에 연초 연 3%에 달했던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현재 연 2.5%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우크라이나, 이라크, 이스라엘 등의 지정학적 긴장도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으로 투자자들이 몰리는 이유다.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는 시기에 금을 보유하면 보유 자산의 가치를 지킬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서 헤지펀드를 비롯한 투자자들은 금이 계속 오를 것이라는 데 돈을 걸고 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8일까지 5주 연속 헤지펀드들이 금값 상승에 대한 베팅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 금 상장지수펀드(ETF)인 SPDR 골드셰어에도 지난 5월 이후 꾸준히 투자금이 유입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에 따라 금 가격은 올해 들어 현재까지 11%나 올랐다.

○“경기회복 속도 빨라지면 금값 하락”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금값 랠리가 계속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의 경기 회복 속도가 빨라지면서 조기 금리인상 필요성이 부각되면 금값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작년 4월 금값 폭락을 정확하게 예측한 제프리 큐리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연말에 금값이 온스당 1050달러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일부 투자자가 인플레이션 위험을 헤지하기 위해 금을 사고 있지만 완만한 인플레이션 속에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 확신이 서면 금값은 다시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역시 지난해 금값 폭락을 맞힌 마이클 하이 소시에테제네랄 애널리스트도 11일 낸 보고서에서 연말까지 금값이 7%가량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2012년까지 12년 연속 상승했던 금 가격은 지난해 28% 하락한 바 있다.

실제 이달 3일 지난달 실업률이 6.1%까지 하락했다는 소식이 나온 이후 Fed 내부에서도 금리 인상 시기에 대한 논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총재는 최근 WSJ와의 인터뷰에서 “실업률 목표에 생각보다 더 빨리 다가섰다”며 “통화정책 정상화(금리인상)가 예상보다 빨리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재닛 옐런 Fed 의장은 15~16일 하원 금융위원회에 출석해 경기 상황과 통화 정책에 대해 증언한다. 금리 인상 시기에 대한 옐런 의장의 발언이 금값 움직임의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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