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소인에도 "조사는 언제쯤…" 강제출석은 옛말…친절한 '포돌이'

입력 2014-07-15 20:57   수정 2014-07-16 0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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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희은 기자 ] 일선 경찰서 수사과 경제팀이 피고소인의 시간에 맞춰 조사를 진행하는 ‘친절한 경제팀’으로 바뀌고 있다. 피고소인이 경찰 수사에 도움을 주는 고객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서울 방배경찰서는 올해 2월부터 ‘사전 조사예약제’를 실시하고 있다. 고소인이나 피고소인에게 먼저 조사가 가능한 시간을 묻고, 그 시간대에 맞춰 일정을 잡는 것이다. 과거 조사관들이 본인의 시간에 맞춰 일정을 정하고 출석요구서를 발부했던 것과는 사뭇 다르다.

유재선 방배경찰서 수사과장은 “고소인과 피고소인이 대질해 조사를 받는 경우가 아니면 가능한 한 각자의 일정에 맞춰 조사받도록 하고 있다”며 “주말 출석이 불가피한 경우 조사관이 주말에 조사를 진행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경제팀에서 피고소인의 편의를 봐주는 것은 일종의 ‘고객 서비스’다. 경제사건에서 피고소인은 혐의가 불분명한 경우가 많아 추후 경찰이 역으로 정보를 받는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이다.

정종모 서울 강서경찰서 수사과장은 “최근 피고소인도 ‘고객’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가능한 한 편의를 봐주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며 “소재 파악이 불분명하거나 연락이 닿지 않는 피고소인을 제외하면 대부분 일정을 맞춰준다”고 말했다.

다만 예외는 있다. 황현택 서울 양천경찰서 수사과장은 “조사관이 요구한 시간대를 피고소인 측에서 맞추기 어렵다고 하면 어느 정도 조정은 해준다”며 “다만 이를 악용해 증거를 없애거나 조작할 가능성이 있는 피고소인에 대해서는 철저히 경계한다”고 전했다. 박삼현 서울 중부경찰서 수사과장도 “필요하면 피고소인의 편의를 봐주기도 하지만 때로는 강제성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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