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김영우 김상민 의원의 "무모한 도전" 댓가는?

입력 2014-07-17 08:31   수정 2014-07-30 10:44


(은정진 정치부 기자) 새누리당 전당대회가 지난 14일 끝났습니다. 총 9명이 출마해 당대표 포함 5명을 뽑았는데 큰 이변은 없었습니다. 재선 김영우 의원(47)과 초선 비례대표 김상민(41)의원은 둘다 3000여표를 득표, 최하위권에 머물며 지도부 입성 도전은 실패로 끝났습니다. 김무성 의원이 3만500여표로 1등을 했습니다. 주위에서 무모한 도전이라고 했지만, 둘은 나름 선전했다며 당에 ‘40대 기수론’의 바람을 불러 일으킨 것으로 만족하고 있습니다.

통상 지도부 입성을 목표로 전대에 뛰어들면 엄청난 선거비용이 들어 ‘패가망신’을 한다고 들었습니다. 총선이나 지방선거 등 선거는 선거활동및 기간, 법정선거비용을 제한하지만 전당대회는 그러한 제한이 없기 때문이죠. 수천여만원의 기탁금도 총선 등과 달리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합니다. 막상 취재해 보니 이번 전대에 뛰어들었던 두 김 의원은 비교적 알뜰하게 선거를 치렀습니다. 하지만 ‘참가에 의의를 둔'선거 결과치곤 ‘억’ 소리 나는 돈을 썼더군요.

초재선 의원들 간 모임인 ‘혁신연대’를 이끌고 있는 김영우 의원은 그동안 표방해 온 ‘돈 안 드는 정치’를 이번 전당대회에서 유감없이 보여줬습니다. 김 의원은 16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번 선거비용을 정산해 보니 약 1억5000만원 정도 썼다”며 “생각보다 많이 안 쓴 것”이라고 자평했습니다.

김 의원은 “선거기탁금 8000만원을 제외하곤 주로 문자메시지 전송비용이었다”고 설명했는데요. 김 의원은 전당대회 출마선언 당시 “정치인 줄세우기용으로 쓰이는 외부 선거사무실을 마련하지 않는 대신 의원회관 내 의원실을 캠프로 활용하겠다”며 이른바 ‘알뜰 선거’를 선언했었습니다. 선거운동도 보좌진들을 중심으로 모아 진행했습니다. 대규모 출정식도 캠프 개소식도 치르지 않았습니다.

지난 국회의원 재산 공개 당시 김 의원의 재산은 7억7138만원으로 전체 300명 국회의원 가운데 183위였습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돈 없는 김 의원이 빚을 내 선거를 치렀다’는 소문도 돌고 있지만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김 의원은 “지난해 모았던 후원금과 일부 친인척들의 도움을 받았을 뿐 빚을 내진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청년 최고위원을 노렸던 김상민 의원은 지난 15일 기자와 만나 “(선거비용으로) 대략 2억원 좀 넘게 쓴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김상민 의원은 지난 3월 국회의원 재산공개 당시 641만9000원의 빚이 있다고 신고했습니다. 새누리당 국회의원 가운데 재산 순위 꼴찌였습니다. 누가 봐도 그가 전당대회에 나온 것 자체가 믿지 않을 만하죠.

이 때문에 김 의원은 많은 정치인들이 쓰는 방법인 ‘출판기념회’를 통해 전당대회 직전 선거자금을 모았습니다. 선거 인력 활용방법도 아주대 총학생회장 출신다웠습니다. 김 의원은 “대부분 20대 대학생과 30대 청년들을 중심으로 한 자원봉사단을 모집해 운영했다”며 “젊은 정치인답게 젊은 방식으로 선거를 치르고 싶었다”고 살짝 귀뜸해 주더군요.

일부 초재선 의원들은 두 의원처럼 알뜰하게 전당대회를 치르고 싶어도 2년 전 전당대회 당시 사라졌던 선거 기탁금이 이번에 8000만원으로 부활해 힘들어졌다고 볼멘소리를 하고 있습니다. 경제력이 없는 초·재선 의원의 지도부 진입에 큰 벽이 다시 등장한 거죠.

앞서 지난 2010년 안상수 대표를 뽑을 당시에도 지금처럼 8000만원씩 기탁금을 냈습니다. 2011년엔 홍준표 대표를 선출할 당시 기탁금은 무려 1억2000만원이었습니다. 2012년 황우여 대표를 뽑을 땐 고승덕 전 의원이 ‘2008년 전당대회 돈봉투 횡행’ 양심선언을 해 당안팎에서 정치개혁 요구가 거세지면서 기탁금을 받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이번 전대에서 슬그머니 부활한겁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합리적으로 기탁금을 받고 있습니다. 2013년 민주당 시절 김한길 대표를 뽑을 때 대표 후보자는 7000만원, 최고위원 후보자는 3000만원으로 차등화해 받았습니다.

8000만원 기탁금이 과도하다는 주장에 대해 새누리당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입장입니다. 9명이 8000만원씩 내면 7억2000만원이 모이는데 전당대회를 치르는 비용은 이보다 배가 많다는 겁니다.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전당대회 비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사무위탁비 7억여원, 전국 시도당 협의회 대의원 서울 이송비용 1억6000만원, 무대설치 등 기획사 지급비용 3억7000만원 등 총 12억3000만원 가량이 들었다고 합니다.

이 관계자는 “합동연설회, TV토론 비용 등 부수적인 비용까지 포함하면 15억원 이상 들었을 것”이라며 “대표와 최고위원이 2년동안 누리는 각종 유무형의 혜택과 권리를 기회비용으로 따져봐도 8000만원은 훨씬 넘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정치권에서 “돈없으면 지도부에 들어갈 꿈도 꾸지 말라"는게 괜한 얘기가 아니란 생각이 듭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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