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역사 속 국가의 흥망을 가른 것은 군사력? 돈은 칼보다 강하다…강대국을 만든 건 경제력

입력 2014-07-17 21:33   수정 2014-07-18 04:31

강대국의 경제학
글렌 허버드·팀 케인 지음 / 김태훈 옮김 / 민음사 / 404쪽 / 2만5000원



[ 박상익 기자 ]
사람들은 흔히 옛 나라의 흥망성쇠를 가른 것은 국가의 군사력이었고 현대 국가를 유지시키는 힘은 경제력이라 말한다. 하지만 세계적 경제학자 글렌 허버드와 팀 케인의 견해는 ‘아니요’다. 이들은 《강대국의 경제학》에서 넓은 영토와 인구, 군사력 같은 요소는 강대국이 되기 위한 필요조건일 뿐 충분조건은 아니며, 나라를 번영하게 만드는 것은 경제적 요소 사이의 관계라고 주장한다.

이는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저자는 정치나 지리, 군사력 중심의 기존 이론과 달리 새로운 경제력 측정법으로 로마 제국, 스페인 제국, 일본의 경제 기적 사이에서 공통된 흐름을 찾았다. 경제학을 이용한 역사 해석은 이미 1987년 영국의 역사학자 폴 케네디가 시작한 이래 많은 학자가 연구하는 ‘낯설지 않은’ 방식이다.

찬란한 역사와 문화, 강력한 힘을 자랑하던 제국들도 결국은 이민족들의 침입으로 막을 내렸다. 발렌스 황제가 고트족에 패배한 아드리아노플 전투를 로마 쇠퇴의 전기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로마는 이미 그 이전 몇 세기 전부터 내부적으로 썩어가고 있었다는 것이 저자들의 견해다. 로마의 전성기인 5현제 시대를 이끈 트라야누스 치세 시절이 가장 전성기였던 동시에 정책 결정자들의 잘못된 선택으로 로마 경제가 쇠퇴하는 기점이었다는 주장이다.

이웃 일본에 대한 분석을 바둑에 비유한 것도 흥미롭다. 일본은 개화 이후 아시아는 물론 미국과 유럽을 위협할 수준으로 성장했다. 전쟁을 겪고도 고도 성장을 이룬 일본은 오히려 1990년대 이후 한계에 다다른다. 저자들은 일본이 바둑에서 선수(先手)를 잡은 것처럼 선도 전략을 잡지 못하고 후수(後手)를 두며 수동적으로 대응해 정체가 발생했다고 분석한다. 일본은 경쟁자인 중국처럼 두 자릿수 성장률을 노리기보다 소규모 신생 기업에 개방적인 자본시장을 갖추고 혁신을 강조하는 등 새로운 포석을 만들어내라고 저자들은 조언한다.

책의 초점은 현존하는 세계 최강대국이자 병든 경제를 지닌 미국으로 옮겨진다. 재정 불균형으로 적자에 허덕이는 미국에는 적자 탈출이 가장 큰 과제일까. 미국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어스 감독을 지낸 바비 브래건은 “한 발은 오븐에, 한 발은 얼음 양동이에 넣는다고 생각해 보라. 통계적으로 당신은 완벽하게 편안한 상태”라고 말했다. 단순 균형이 능사가 아니란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말이다.

저자들은 “좋은 재정 정책의 목표는 세수를 지출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번영을 최적화하는 재정 조합을 도출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예산 적자 제로를 목적으로 삼을 것이 아니라 최고의 경제성장을 창출해야 한다는 것. 이를 위한 구체적 방안으로 세법 개혁, 교역 확대, 기업가 정신과 창업의 확대를 제시한다. 마지막으로 제시하는 원칙은 우리 사회와 경제에도 교훈을 줄 수 있다. “민주주의 이념 아래 정치를 바로잡고 예산을 정직하게 편성하라.”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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