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편의점 위드미 출격…시장 재편 예고

입력 2014-07-17 22:42  

로열티·해지 위약금 없고
영업시간도 가맹점주가 결정
연내 점포 1000여곳으로 확대

기존 업체, 점주 이탈 방어 나서
단체보험·대학 수업료 등 지원



[ 이현동/유승호 기자 ]
신세계그룹이 편의점 사업을 본격화한다. 기존 편의점 프랜차이즈와 달리 가맹점주가 본사에 내야 하는 로열티와 계약을 중도 해지했을 때 내야 하는 위약금을 없애기로 했다. 가맹점주에게 유리한 조건을 내걸어 다른 편의점을 운영하던 가맹점주를 빼앗아 오겠다는 전략이다. 신세계와 CU GS25 세븐일레븐 등 기존 편의점 간에 치열한 가맹점주 쟁탈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신세계는 17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편의점 사업을 하는 관계사 위드미에프에스의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신세계는 그룹 계열사인 이마트가 지난 2월 위드미를 인수하면서 편의점 사업에 뛰어들었다.

위드미는 ‘노(NO) 로열티’ 원칙을 내걸었다. 일반적으로 편의점 가맹점주는 매출에서 상품 매입원가를 제외한 매출총이익 중 35%를 편의점 본사에 ‘로열티’로 내는데, 이걸 받지 않겠다는 것이다. 대신 60만~150만원의 ‘월 회비’만 받기로 했다.

위드미 측은 월 매출이 4000만원, 매출 이익률이 27%라고 가정했을 때 기존 편의점은 본사에 378만원을 내야 하지만, 위드미 가맹점주는 150만원만 내면 된다고 설명했다. 같은 조건에서 인건비와 임대료 등을 제외하고 편의점 가맹점주가 가져가는 순이익은 기존 편의점이 207만원인 데 비해 위드미는 380만원이라는 것이다. 조두일 위드미 대표는 “가맹점주의 순이익이 월 200만원이 되지 않는 곳에는 출점하지 않겠다”며 “가맹점주의 수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으로 사업을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가맹점주가 계약을 중도 해지할 때도 위약금을 받지 않기로 했다. 보통 가맹점주가 본사와 3~5년 계약을 맺고 편의점을 운영하다가 중간에 그만두면 2~6개월치 로열티를 위약금으로 내야 한다. 위드미는 편의점 집기와 인테리어 등 시설 잔존가에 대해서만 가맹점주에게 비용을 청구하기로 했다.

위드미는 오는 26~28일 서울 회현동 메사빌딩에서 이 같은 내용을 핵심으로 한 사업설명회를 열고 가맹점주 모집에 나선다. 위드미는 현재 137개인 점포 수를 연말까지 1000개로 늘릴 계획이다.

위드미가 로열티와 중도해지 위약금을 폐지하기로 한 것은 파격적인 조건을 통해 새로 편의점 사업을 하려는 사람은 물론 기존에 편의점을 운영하던 사람까지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국내 편의점 시장은 성장 속도가 느려지면서 신규 가맹점 유치만으로는 점유율을 높이는 데 한계가 오고 있다. 한국의 인구 10만명당 편의점 수는 50개로 이웃 일본(33개)보다 많다. 국내 편의점 시장은 2012년 전년보다 18.3% 성장했지만 지난해에는 성장률이 9.3%로 떨어졌다.

기존 편의점 업체들은 가맹점주 이탈을 막기 위한 방어전에 나섰다. 편의점 업계 1위 CU는 가맹점주가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살 수 있는 ‘CU 경영주 전용 온라인쇼핑몰’을 다음달 열 계획이다. GS25는 가맹점주가 가입하는 단체상해보험 비용을 본사가 전액 지원하기로 했다.

위드미의 새로운 사업 모델이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편의점은 표준화·전문화된 경영 노하우를 가맹점주에게 전수해 수익을 높일 수 있도록 돕는다”며 “위드미 사업 모델에서 본사 역할은 단순히 상품 공급에 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현동/유승호 기자 gra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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