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여객기 미사일 맞고 추락…승객·승무원 295명 전원 사망

입력 2014-07-18 02:52  

러 국경 근처 우크라이나서

우크라이나 "반군 소행이다"
반군 "추락 이유 모른다" 부인



[ 강영연 기자 ] 탑승객 295명을 태운 말레이시아 여객기가 추락했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들은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을 인용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출발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로 향하던 보잉777 MH17편이 러시아 국경 근처 우크라이나에서 추락했다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탑승객은 전원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사일 격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사고 여객기는 이날 오후 12시14분 네덜란드를 출발해 다음날 오전 6시9분 말레이시아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고도 3만3000피트 상공을 날아 모스크바 시간으로 오후 5시20분께 러시아 영공에 진입할 예정이었지만, 러시아 국경에서 50㎞ 정도 떨어진 우크라이나 영토에 추락했으며 긴급위치 신호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AP통신과 러시아 언론 등은 여객기가 미사일에 맞고 추락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3월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병합한 후 러시아계가 많은 우크라이나 동부는 크림반도처럼 독립과 러시아 병합을 요구하며 무력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항공 관계자들은 여객기 추락 현장이 반군들이 정부군에 저항하는 도네츠크 인근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은 말레이시아 여객기가 추락한 곳은 러시아 국경에서 약 40㎞ 떨어진 샤흐테르스크 부근 토레즈로, 이곳에서는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반군이 전투를 벌여왔다고 소개했다.

친 러시아 분리세력이 정부군에 맞서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에서는 최근 수많은 전투기가 격추됐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우크라이나 내무부 장관 보좌관인 안톤 게라슈첸코는 “해당 여객기가 3만3000피트 상공에서 미사일에 의해 격추됐다”고 했다.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말레이시아 여객기가 격추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01년엔 우크라이나 군대가 실수로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러시아 노보시비르스크로 향하던 여객기를 격추한 적이 있다. 당시 사고로 승객 66명과 승무원 12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반군 측은 즉각 부인했다. 반군 대변인은 “어떤 이유로 비행기가 추락했는지 알지 못한다”며 “지금 사고 장소로 가서 독립적으로 조사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유럽 주요 증시는 러시아 추가 제재와 여객기 추락 등 우크라이나 악재에 하락 마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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