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적으로 환매 물량을 쏟은 결과 펀드 설정 잔액이 금융위기 이후 최저점 수준으로 줄어들었고, 일시적이나마 자금 유입까지 나타나고 있다.
시장 분석가들은 그동안 코스피를 2000선 아래로 끌어내린 주범이었던 단기 펀드 자금이 상당 부분 소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펀드 유입에 따른 긍정적 수급 여건을 통해 코스피 상승이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1일 코스피지수는 정부 2기 경제팀이 내놓을 정책 기대감 덕분에 장 중 연중 최고점을 경신했다.
지수는 8.60포인트(0.43%) 오른 2028.20으로 장을 시작해 장 중 2030선을 돌파했다. 이는 지난 17일 기록한 종가 고점(2020.90)은 물론 장중 고점(2025.41)도 뛰어넘은 수치다. 오전 10시38분 현재 2028.32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피를 끌어올린 원동력은 5거래일째 사자를 외친 외국인. 이와 달리 기관은 이날도 227억 원을 매도 중이다.
기관은 이달 들어 단 하루도 빼놓지 않고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다. 그 중심에는 7월 중 하루만 순매수 했을 뿐 나머지 거래일을 모두 매도로 일관하고 있는 투신이 자리하고 있다.
이달 국내 기관 총 매도 금액은 2조2500억 원에 달하며, 이 중 투신은 8830억 원을 내다팔았다. 투신은 펀드를 운용하는 주체인만큼 투신권 매수·매도는 펀드 자금의 유출입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
최근 국내 주식형 펀드의 설정 잔액을 살펴봐도 기관 매도 흐름과 마찬가지로 순유출이 이루어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으로 주식형 펀드 설정 잔액은 6월말 보다 6321억 원 가량 줄어들었다.
증권 전문가들은 그러나 펀드 설정 잔액 추이에서 긍정적인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조병헌 동양증권 연구원은 "현재 펀드 설정 잔액은 61조 원을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수 회복 과정에서 추세적인 펀드 환매가 진행된 후의 설정잔액 최저점과 유사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점은 2011년 1월 28일 60조8000억 원이다.
아직 61조 원이라는 자금이 쌓여있는만큼 여기서도 추가 유출이 일어날 가능성은 존재한다. 조 연구원은 그러나 "현재 설정 잔액이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에 따른 1차 펀드 환매가 마무리된 수준까지 진입했다는 것은 그 이후 진입했던 자금 부담은 거의 사라졌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상대적으로 단기적인 성격을 지니는 펀드 자금은 대부분 이미 유출됐기 때문에 추가 유출에 대한 우려도 가벼워졌다는 것.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도 현 시점에서 펀드 환매 규모가 예전만큼 크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그는 "금융위기 이전 급격히 유입된 자금이 금융위기에 따른 위험자산 회피와 장기 박스권을 거치며 대부분 소진됐다"며 "앞으로 박스권 돌파를 타진 중인 지수 상승을 저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 펀드 일평균 자금유출 규모 역시 줄어드는 추세다. 이달 초 1500억 원을 넘었던 규모는 지난 8일을 기점으로 꺾이기 시작해 지난 14일 15일에는 각각 1365억 원, 196억 원 유입으로 돌아섰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2000선에서 일시적으로 이탈했다가 재상승할 때 자금 유입이 나타났다는 점에서 환매 기조에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며 "앞으로 환매 축소나 자금 유입이 박스권 돌파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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