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 잘 되는데…" 고성장 편의점株, 주가 제동 걸린 이유

입력 2014-07-21 14:04  

[ 강지연 기자 ] 유통업계 고성장 채널로 손꼽히던 편의점주(株)의 상승가도에 급제동이 걸렸다. 대형 유통그룹인 신세계가 편의점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경쟁 심화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편의점 종목의 출점 동력 '강점'이 사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편의점 업계 1위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 주가는 최근 한 주간 7.0% 떨어졌다. 지난 5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BGF리테일은 백화점, 대형마트 등 기존 유통채널 대비 좋은 실적을 바탕으로 상승세를 이어왔다. 5만7000원에서 출발한 주가는 이달 들어 장중 6만90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4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주가는 6만2000원대로 밀려났다.

편의점 GS25를 갖고 있는 GS리테일도 지난 한 주간 18.5% 급락했다.

편의점주의 부진은 신세계가 공격적인 편의점 출점을 예고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신세계 이마트 자회사인 위드미에프에스는 지난 주 편의점 '위드미(WithMe)'의 구체적인 사업모델을 발표했다. 오는 26~28일 가맹점주 모집을 위한 설명회를 열고 본격적인 편의점 사업 확장에 나선다.

기존 편의점 업체들은 점포당 이익을 가맹점주와 편의점 본사가 나누는 수익분배 모델이었지만 위드미는 가맹점주가 월정액을 본사에 납부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가맹점주의 자율성이 높아지고 좋은 실적을 내면 기존 모델보다 가맹점주가 이익을 많이 가져갈 수 있는 구조다.

또 가맹계약을 중도해약해도 위약금이 없고, 점주가 24시간 영업여부와 휴일을 정할 수 있게 했다. 가맹점주 위주의 사업을 전개하면서 현재 137개인 점포수를 연말까지 1000개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2~3년 내에는 점포수를 2500개까지 확대한다고 밝혔다.

남옥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점포당 매출이 높은 점포일수록 월정액 구조의 위드미로 전환 시 효과가 크다"며 "기존 업체 입장에서는 기존 가맹점 이탈 방지를 위한 수수료 인하, 지원비용 증가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올 연말 기준 국내 편의점 수는 CU 8400개, GS25 8200개, 세븐일레븐 7400개로 증가할 전망이다. 신세계의 편의점사업 확장으로 2015년 이후 점포수 증가속도는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

김기영 SK증권 연구원은 "출점으로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 비해 상대적 고성장을 유지했던 편의점 시장의 메리트가 사라지고 있다"며 "신세계의 편의점시장 진입으로 산업 전반의 외형은 증가하겠지만 경쟁 심화로 수익성 하락 국면 진입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신세계의 편의점 진출이 당분간 기존 업체들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검증된 수익 모델을 보여주기까진 시간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상구 현대증권 연구원은 "위드미가 성공적으로 확장하기 위해서는 입지와 물류 관련 불리한 여건이 극복돼야 한다"며 "수익성이 좋은 가맹점은 대부분 입지를 선점하고 있고 계약기간도 5년이라 브랜드 변동 가능성이 적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물류도 박스 단위 공급이라 편의점에 맞는 소량 단위 공급이 필요하다"며 "위드미가 2~3년의 검증기간을 걸쳐 성공적으로 정착해야 기존 업체들에 대한 수익성 우려가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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