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중국 패션대부 만났더니, "한국 패션기업 중국서 살아남으려면"

입력 2014-07-21 15:45  


[ 오정민 기자 ] "길어도 5년 안에 중국인 디자이너들이 한국 디자이너들의 역량을 넘어서는 시기가 올 것입니다. 한국 패션기업들은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합니다."

양대준(?大均) 유타국제브랜드투자관리그룹 총재(CEO·사진)는 18일 "1980년 대 중국에서 일본 드라마가 유행하면서 일본 패션도 덩달아 인기를 끌었지만 지금은 (인기 있는 패션브랜드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양 총재는 23년 경력의 패션브랜드 경영관리부문 전문가로 '중국의 패션대부'로 불린다.
그는 중국에서 한국 패션 브랜드들이 드라마 등 한류 열풍과 함께 인지도를 쌓았다는 점을 지적했다.이어 "한류 문화는 유행이 바뀌는 속도가 너무 빨라 소비되는 기간 역시 단기적일 수 있다"고 꼬집었다.

유행이 빠르게 바뀌기 때문에 한류 스타를 등에 업은 마케팅 전략이 오래가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그동안 중국경제가 성장하면서 패션 분야의 전통 강자인 유럽 브랜드들이 자리를 잡았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세계의 공장이던 중국이 '세계의 시장'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초기 시장 진입자들과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양 총재는 "중국 정부가 외자기업 유치를 위해 추가적인 우대 혜택을 제공하는 시절은 지났다" 며 "한국 패션시장이 중국보다 앞서 있다는 발상을 갖고 중국에 진입한다면 중국에서 장기적으로 생존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한국 패션기업들이 중국에서 살아남으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양 총재는 중국 현지 문화를 포용하는 경영 방침, 중국 정부와의 안정적인 관계 형성, 한국 문화의 고유성을 살린 디자인을 필수조건으로 꼽았다.

양 총재는 "한국 패션기업들이 중국 임직원 관리 등 경영 측면에서 중국 현지 문화를 접목해야 한다" 며 "중국 각 지방정부와의 관계를 얼마나 균형있게 조율하느냐도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인들은 복제 능력이 뛰어나고 선진국 패션기업 브랜드의 디자인과 기술자를 고용하며 소비자의 마음을 읽어내고 있다" 며 "한국 패션기업들은 한국 문화의 독특성과 고유의 것이 곧 세계적인 것임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패션기업의 디자인이 과도하게 서구화된다면 이미 중국 시장에 진입해 있는 다른 해외 브랜드와의 차별화가 어려울 것이란 충고다.

그는 중국 진출을 준비하는 한국 패션기업들은 중국인들이 한국브랜드를 선호하는 영역에 대한 파악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현 시점에서 한국 브랜드의 경우 상대적으로 젊은 연령대의 여성복과 중가 남성복에서 호조를 보여 해당 시장에 초점을 맞추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설명이다.

양 총재에 따르면 현재 중국 시장에선 이랜드그룹, 더베이직하우스 등이 운영하는 한국 브랜드 120여개가 영업중이다. 18~25세 영캐주얼과 25세 이상의 여성복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양 총재는 "중국 소비자들은 같은 가격이면 이탈리아 프랑스 등 유럽 럭셔리 브랜드를 선호한다" 며 "남성 고급 정장의 경우 이탈리아 명품 선호도가 높아 피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인이 선호하는 브랜드에 대해 인수·합병(M&A)를 할 때도 유럽 명품 브랜드 고유의 색을 살리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중국이 온라인 상거래 활성화 시대를 맞았고, 한중 관계가 중국에서의 한국 패션기업의 생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했다. "중국은 온라인 사이트 출범과 함께 전통적인 유통 구조가 격변하고 있다" 며 "백화점 등 전통 (오프라인) 유통망을 대신하는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양 총재는 또 중국 등 해외 바이어를 충족시키려면 보다 큰 규모의 패션 수주회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10여 명의 중국인 바이어들과 함께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한 론칭 7년 미만 브랜드 대상 패션 수주·전시회 '패션코드(Fashion KODE) 2014'를 둘러봤다.

양 총재는 "그동안 해외 각지의 다양한 패션 수주회를 다녀왔다" 며 "패션코드의 경우 (기대보다) 규모가 작았는데, 메이저 브랜드들이 한꺼번에 참여하는 대형 수주회에서 바이어들이 한꺼번에 한국 패션 브랜드를 만나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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