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다시 샌드위치된 대한민국 경제, 돌파구도 없다

입력 2014-07-21 20:32   수정 2014-07-22 04:54

2007년 초 이건희 삼성 회장이 샌드위치론을 들고 나왔었다. “중국은 쫓아오고 일본은 앞서 가는 상황에서 한국은 두 나라 사이에 낀 샌드위치 신세”라는 경고였지만 자아반성의 비판이었다. 위기감은 그 해 삼성의 베이징 글로벌 전략회의로 이어졌고 그 결과 나온 것이 세기적 스마트폰이었다.

지금 한국은 또다시 샌드위치 신세에 몰리고 있다. 아베노믹스에 힘입어 부활하는 일본 기업과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무섭게 성장한 중국 업체 사이에서 한국 간판 제조업체들은 그야말로 사면초가다. 한경이 긴급진단 ‘한국기업 미래는 있는가’ 시리즈를 시작한 것도 이런 한국 기업들의 현주소를 정확하게 짚어보고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분기별 영업이익이 2년 만에 처음 7조원대로 주저앉은 삼성전자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주력인 스마트폰 판매 부진이 주요인이다. 반면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은 약진 중이다. 세계시장 점유율은 2011년 6.1%에서 지난 1분기 20%로 껑충 뛰었다. 2016년엔 한국을 제치고 세계 1위가 될 것이라는 게 산업연구원 분석이다. 현대·기아차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엔저와 부품공용화 등을 통해 원가절감에 성공한 일본차들이 되살아나고 있어서다. 일본 자동차 3사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2011년 30.1%에서 지난달 말 32%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8.9%에서 8.1%로 떨어진 현대·기아차와 대조적이다. 자동차 산업은 중국의 추격 또한 만만치 않다.

문제는 또다시 찾아온 소위 ‘샌드위치 위기’를 뚫고 나갈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전자와 자동차는 물론 철강 조선 화학 등 한국 대표 제조업의 경쟁력이 줄줄이 추락하고 있지만 이렇다 할 대책은 없다. 심각한 것은 비우호적인 국내 기업 경영환경이다. 사내유보금 과세 논란에서 알 수 있듯이 기업활동을 옥죄는 규제는 아직도 계속 만들어지고 있다. 파업을 무기로 한 노조의 무리한 요구도 여전하다. 하지만 이래서는 미래가 없다. 제조업의 위기는 외환위기나 금융위기보다 더 무섭다. 한국 경제를 살릴 수 있는 골든타임이 계속 흘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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