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황레이더] 코스피, 속도조절할까…'고질병' 펀드 환매 변수

입력 2014-07-22 07:17  

[ 권민경 기자 ]

22일 국내 증시는 박스권 상당 부근에서의 저항 압력으로 속도 조절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로 전날 코스피가 연중 최고점을 경신했지만 2000선 위쪽에서 고질적으로 나타나던 펀드 환매 압력이 다시 커졌기 때문이다. 밤사이 미국과 유럽증시가 지정학적 불안 고조로 하락한 것도 부정적 요인이다.

하지만 증권 전문가들은 대내외 경기 개선과 정책 모멘텀이 유효한만큼 속도 조절 이후 장기 박스권을 뚫기 위한 시도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 2030 맛본 코스피, 기관 매도에 2010선 후퇴

지난 21일 코스피지수는 장 중 2030선을 돌파해 연중 최고점을 갈아치웠다. 외국인이 5거래일 연속 주식을 사들이며 지수 상승을 주도했지만 기관이 매도세를 키우자 지수는 2010선까지 밀려났다. 특히 펀드 운용 주체인 투신이 기관 매도 물량 중 절반 이상을 내다팔아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의 연중 최고치 돌파 시도가 이어지고 있지만 2020선 에서 지수 상승 탄력이 다시 둔화되고 있다"며 "업종과 종목별 주가 차별화 현상도 계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는 반면 국내 주식형펀드에서는 이틀째 투자자금이 유출되는 등 환매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설명.

박 연구원은 "대외여건 개선과 함께 적극성을 보이는 외국인과 달리 국내 투자자들은 보수적인 매매행태를 유지하고 있다"며 "과거 장기 박스권 장세를 통해 경험했던 학습효과에 대한 경계감이 여전한 것 같다"고 말했다.

◆ 장기 박스권 돌파 시도 유효…2기 경제팀 모멘텀 기대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스권 상단을 뚫기 위한 시도는 여전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부정적 파급력은 제한적인 데 반해 추가 상승을 기대할만한 긍정적 요인들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임동락 한양증권 연구원은 "다양한 악재로 인한 주가 선반영 과정을 거치면서 국내증시 할인 요인이 완화됐다"며 "원화강세를 비롯한 기존 부담요인들에 대해서는 내성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무엇보다 2기 경제팀과 한국은행이 '경기'에 초점을 맞추고 부양 의지를 피력한 점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전날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첫 만남을 갖고 경기 하락 위험이 커졌다는 인식을 공유했다. 또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위해 정부와 한은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데 공감했다.

임 연구원은 "정부와 한은의 정책 조합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며 "수급적으로도 외국인 매수세가 유지되는 가운데 주식형펀드 설정 잔액 역시 꾸준히 감소해 환매 영향력도 어느 정도 완화됐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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