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하루평균 변동폭 2P 안돼
시가총액 비중 큰 대형株
움직임 둔해 체감온도 낮아
상승 주도株 매주 바뀌고
목표주가 하향종목 더 많아
[ 강지연/이고운 기자 ]
코스피지수는 이달 들어 꾸준히 오르는데 증시 체감기온은 그리 높지 않다. ‘서머랠리’(summer rally)라고 하기엔 2% 모자라는 느낌이다. 지수가 소폭으로 오르내리고 주도주는커녕 눈에 띄게 질주하는 대형주가 몇 안 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3분기 실적 추정치가 나오는 오는 9월 이후나 돼야 대형주 주가가 상승 쪽으로 돌아서며 증시 수온주도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다.
○미지근한 종목장세
23일 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코스피지수의 하루 평균 변동폭은 1.44포인트(0.07%)에 불과하다. 하루 10포인트 이상 오르거나 내린 날은 단 사흘뿐이다. 지난달 9거래일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코스피지수가 연중 최고치를 계속 경신하고 있지만 상승 국면이란 분위기를 체감하지 못하는 이유다.
종목별 움직임은 나쁘지 않다. 유가증권시장의 등락비율(상승 종목 수를 하락 종목 수로 나눈 비율)은 이달 들어 평균 107%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93%)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등락비율이 100%를 넘으면 상승 종목 수가 하락 종목 수보다 많다는 의미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소형주들의 선전으로 코스피지수가 그나마 조금씩 오르고 있지만 시가총액 비중이 큰 대형주들의 움직임이 둔하다 보니 체감지수가 낮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가총액 비중을 기준으로 산출되는 코스피지수의 특성상 대형주가 오르지 않으면 지수 상승폭이 크지 않고, 체감지수가 낮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대형주의 부진으로 순환매가 일어나지 않는 점도 증시를 썰렁하게 하는 배경 중 하나다. 이달 들어 코스피지수가 오르는 동안 지수 상승을 주도한 종목들을 살펴보면 말 그대로 ‘중구난방’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코스피200지수 편입 종목을 기준으로 이달 들어 지수 기여도가 컸던 종목은 첫째주엔 SK하이닉스, 둘째주엔 강원랜드, 셋째주엔 삼성전자 식으로 매주 바뀌었다. 전날에는 포스코(1.48%)가 주요 종목 중 가장 크게 오르며 지수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 말 대형주 상승 기대”
당분간은 주도주가 나서기 힘든 상황이라 중소형주 위주로 오름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경제의 성장 속도가 전반적으로 둔화된 가운데 지역별·산업별로 편차가 벌어지고 있어 대형주들이 과거처럼 업종별로 일정한 추세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스권 상단에서 투자의견이나 목표주가가 낮아지는 종목이 늘고 있는 점도 상승장에 대한 기대를 꺾는 요인이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들어 투자의견이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아진 종목은 30개로, 상향 종목(17개)을 크게 웃돈다.
다만 3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가 살아나는 오는 9월께 대형주 주도의 뒤늦은 진짜 ‘서머랠리’를 기대할 만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양해정 이트레이드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중소형 가치주들이 먼저 오르고 경기가 돌아서면서 대형주들이 뒤따르는 형태가 전형적인 상승장의 궤적”이라며 “3분기엔 기업이익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돼 대형 수출주의 주가 오름폭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강지연/이고운 기자 sere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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