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베이징대 학생들 지리산에 오르다

입력 2014-07-29 21:17   수정 2014-07-30 06:41

땀방울 함께 나누며…천왕봉서 '우정의 함성'

성대'백두대간 대종주'

120명 91km 종주
비 맞으며 걷고 또 걷고
힘들땐 아이돌 노래 흥얼

가까워진 미래 세대
"발 삐었는데 잘 도와줘
한국의 친절함 느꼈죠"



[ 홍선표 기자 ]
지난 24일 지리산 세석 대피소와 벽소령을 잇는 6.3km의 능선길. 이른 아침부터 내렸던 굵은 빗방울을 맞으며 대학생 120여명이 산길을 걸었다. 잠시 비가 멈출 때면 구름 사이로 비추는 뙤약볕이 몸에 걸친 우비를 뚫고 들어와 뜨거운 열기를 전했다. 눌러쓴 등산 모자에 허옇게 말라붙은 소금기가 빗물에도 지워지지 않은 채 그동안 흘린 땀방울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나무 그늘 밑에서 옆 학생의 등산화 끈을 고쳐 매주던 씬씽 학생(23·베이징대 경제학과 3학년)은 “이렇게 며칠 동안 산을 오르는 건 처음이라 힘들지만 한국 학생과 서로 도와가며 하고 있다”며 “장래 외교관으로 한국에서 일하게 된다면 이런 문화프로그램을 더 많이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성균관대가 주최한 ‘백두 더 퓨처’(白頭 the future) 행사에 참여한 성균관대 학생 90여명과 중국 베이징대 학생 30여명은 21일 서울을 떠나 29일까지 지리산 천왕봉~성삼재~흥부골 자연휴양림까지 이어지는 지리산 구간 91.4㎞를 종주했다. 2012년부터 백두대간 대종주 행사를 진행해온 성균관대는 2020년까지 외국 학생들과 함께 백두대간 전 구간을 종주할 계획이다. 이번 행사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문 이후 한걸음 더 가까워진 양국 간 관계를 미래 세대가 몸으로 체험하는 자리였다.

이날은 천왕봉을 등정하고 세석 대피소에서 하루를 묵은 학생들이 1차 산행을 마치고 휴식을 위해 음정마을로 내려가는 날이었다. 한국 학생들이 엑소(EXO) 등 한국 아이돌그룹의 노래를 흥얼거리자 중국 학생들도 많이 들어본 노래인듯 서툰 한국말로 노랫말을 따라 불렀다.

한국과 중국 학생들 대부분이 영어로 대화를 나누는 가운데 몇몇 중국 학생은 유창한 한국어로 양쪽을 오가며 통역사 노릇을 했다. 자신의 뿌리인 한국을 알고 싶어 이번 프로그램에 참가한 재중동포(조선족) 학생들이었다. 중국 랴오닝성이 고향인 정추월 학생(20·여·베이징대 회계학과 1학년)은 “어제 천왕봉을 오르다 발을 좀 삐었지만 조원들이 잘 챙겨줘 정상까지 오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길을 떠난 지 5시간 만인 오후 1시께 벽소령 대피소에 도착하자 피자 박스를 손에 든 김준영 성균관대 총장과 교수들이 학생들을 맞이했다. 학생들을 격려하기 위해 지리산을 찾은 김 총장 일행은 총학생회 학생들과 함께 직접 피자 100판과 콜라 150캔을 짊어지고 산을 올랐다.

참가 학생들은 9박10일 동안의 프로그램이 한·중 양국을 이끌어갈 젊은 대학생들이 서로를 이해하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국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와 한국 아이돌그룹의 노래 등 한류 콘텐츠가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지만 서로를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얼굴을 맞대고 함께 땀방울을 나누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참가했던 학교 선배의 추천으로 이번 행사에 참가한 왕주펑 학생(20·베이징대 경제학과 1학년)은 “어머니가 한국 드라마를 좋아해 평소 한국에 대한 관심이 많았지만 실제 한국 사람을 만나본 적은 없었다”며 “함께 산을 걸으며 작은 것 하나하나를 챙겨주는 조원들의 친절함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2005년 국내 대학 중에서 유일하게 중국대학원을 설립한 성균관대는 중국 학생들과의 다양한 교류를 통해 차세대 중국전문가를 양성하겠다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김 총장은 “시 주석의 방한으로 한·중 양국 간 관계가 어느 때보다 우호적인 시점”이라며 “두 국가의 미래 리더들이 서로를 알아갈 수 있는 자리를 앞으로도 계속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리산=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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