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과 스킨십 데이 등 '행복나눔 115운동' 펼쳐
임직원 월급 1% 적립해 아프리카에 학교 짓기도
[ 안재광 기자 ]
지난 16일 점심시간 서울 명동의 패밀리 레스토랑에 중년 신사가 아직 정장 차림이 어색해 보이는 청년들과 마주앉아 있었다. 이상훈 한솔제지 사장이 신입사원들과 ‘스킨십 데이’를 하는 자리였다. 신입사원들은 짧은 기간이지만 회사를 다니면서 느꼈던 점들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이 사장은 이따금 자신의 신입사원 시절 얘기를 들려줄 뿐, 조용히 얘기를 듣는 데 집중했다.
이 사장은 2012년 대표이사에 취임한 이후 최소 한 달에 한 번 다양한 부서의 임직원들과 밥을 같이 먹는다. 회의를 하거나 서면 보고만 받아서는 현장의 소리를 제대로 듣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구성원들과 소통을 중시하는 그는 “밥 먹으면서 얘기를 하다 보면 임직원들이 회사에 대해 기대하는 것, 회사의 발전 방향 등을 훨씬 잘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이 사장 취임 시점에 제지업계의 경영환경은 좋지 않았다. 그는 취임 직후부터 침체된 임직원들의 기를 살리고 회사 분위기를 활기차게 이끌어갈 방법을 고민했다. 여기서 나온 게 정기적인 스킨십, 그리고 ‘행복나눔 115운동’으로 대표되는 소통과 나눔의 실천이었다.
‘행복나눔 115운동’은 한 주에 한 번 착한 일을 하고, 한 달에 한 권 좋은 책을 공유하고, 하루에 다섯 번 주위에 감사한 것을 나누자는 것이다. 작은 것에도 감사하는 태도를 몸에 익히고, 회사 생활 속에서 행복을 찾자는 취지다. 이 운동을 실시했던 초반에는 ‘이런 게 무슨 효과가 있겠냐’며 미덥지 않게 생각한 임직원들이 많았다. 하지만 이 사장은 직원들을 한 명 한 명 만나 취지와 의미를 설명하며 참여를 독려했다.
변화는 서서히 나타났다. 처음에는 큰 관심이 없던 직원들이 점점 그 뜻에 동감하며 주변에 고마움을 나누기 시작했다. 이 사장은 “행복나눔 운동을 시작한 지 1년이 지났을 때 회사 전체 분위기가 이전보다 훨씬 밝고 친밀해졌다”며 “임직원들이 회사 생활에서 느끼는 행복지수가 올라간 것 같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
회사 안에서뿐 아니라 밖으로까지 이 운동은 확대됐다. 한솔제지는 작년부터 임직원들이 매월 급여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을 모아 기금을 조성하고 회사가 같은 금액을 출연하는 ‘매칭 그랜트’ 방식의 제도를 도입했다.
여기서 모은 돈은 아프리카 어린이들을 위한 학교 짓기 활동에 사용한다. 시에라리온에 학교 한 곳을 이미 지었고, 다른 곳에 두 번째 학교 건설을 계획 중이다. 주대일 한솔제지 인사팀 대리는 “나눔 활동을 하면서 예전보다 더 작은 것에 감사하고 주위를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경영의 주체는 사람이고 사람이 행복해야 조직도 의미를 갖고 일을 할 수 있다”며 “최고경영자(CEO)는 구성원들에게 행복을 전파하는 행복전도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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