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 재·보선] 지역주의 철옹성 깼다…이정현 '선거 혁명'

입력 2014-07-31 04:32  

17대 총선 1% 득표 '수모'
4번째 도전 끝에 꿈 이뤄



[ 도병욱 / 최성국 기자 ]
“그래요 난 꿈이 있어요, 그 꿈을 믿어요.”

새누리당 후보로는 18년 만에 호남 지역구에서 승리한 이정현 당선자(전남 순천·곡성)의 휴대폰 연결음은 이렇게 시작한다. 이 당선자는 호남 지역구 국회의원이라는 ‘꿈’을 네 번째 도전에서 이뤘다.

이 당선자의 호남 도전은 1995년 제1회 지방선거부터 시작됐다. 광주 광산구 시의원 선거에 나섰지만 10.05%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낙선했다. 2004년 17대 총선 때는 광주 서을 지역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720표(1.03%)를 얻는 데 그쳤다.

이 당선자는 높은 지역의 벽을 실감하게 한 17대 총선을 계기로 자신의 정치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박근혜 대통령(당시 한나라당 대표)을 만난다. 이 당선자는 총선 직후 박 대통령과 오찬을 하면서 “한나라당의 호남 포기 전략을 포기해 달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며칠 뒤 이 당선자를 당 수석부대변인으로 발탁했다.

이때부터 이 당선자는 ‘박근혜의 입’으로 살기 시작했다. 2007년 대선 경선 때 이명박 후보에 대한 공격수를 자임했고, 경선 패배 이후 이명박 캠프 참여와 경기도 정무부지사직 등의 제안을 고사하면서 박 대통령 곁에 머물렀다. 이 당선자는 18대 국회에 비례대표로 입성한 뒤에도 박 대통령의 비공식 대변인 역할을 계속했다. 혼자서 전 언론을 상대하다 보니 휴대폰 배터리를 12개 준비해 놓고 사용했다는 일화도 있다.

스스로를 ‘호박국(호남·박근혜·국민) 대변인’이라고 부를 정도로 호남에 대한 관심도 계속됐다. ‘호남 예산 지킴이’를 자임했다. 그는 19대 총선 광주 서을 지역에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39.7%의 득표율을 얻은 데 만족해야 했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이후에는 청와대 정무수석과 홍보수석을 지냈다. 홍보수석으로 일할 때 목에 핏대를 세워가며 박 대통령을 공격하는 야권 인사를 비판하는 장면을 여러 번 연출하기도 했다.

이 당선자는 자신의 고향인 순천·곡성 지역에 나서면서 예산폭탄론과 지역일꾼론을 내세웠다. 홀로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서 “당선되면 순천과 곡성에 예산 폭탄을 안기겠다”고 약속했다.

우여곡절 끝에 국회로 복귀하는 이 당선자가 향후 당·청 관계의 중심축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새누리당이 박 대통령의 측근인 이 당선자를 통해 청와대와 소통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 당선자는 2004년 이후 약 10년 동안 박 대통령의 측근으로 정치권에 각인됐지만, 이번 선거를 계기로 대중 정치인으로 발돋움할 기회를 얻었다는 평가다. 아울러 이 당선자는 지난 전당대회 이후 위축된 친박근혜계 주류를 결집시키는 구심점 역할을 할 전망이다.

이 당선자는 30일 자신의 사무실에서 “위대한 순천·곡성시민이 대한민국 정치 혁명의 주인공”이라며 “순천·곡성 지역민이 보여준 포용력은 동서 화합의 상징이자 망국적인 지역 구도와 지역 감정을 무너뜨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남 곡성(56)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18대 국회의원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

도병욱/순천=최성국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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