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 신한카드
빅데이터는 장기 전략
2200만 고객 데이터 무궁무진
콜센터 등 마케팅에 큰 효과
유통·제조·통신분야 수요 커
20년 보고 해외 진출
카드사 최초 베트남 시장 진출
중국·인도네시아로 확장 검토
[ 이지훈 기자 ]
지난달 21일 ‘2014년 하반기 사업전략회의’가 열린 서울 명동 신한카드 본사가 뜨거운 열기로 달아올랐다. 위성호 사장의 주재로 임원 부서장 등 121명의 회사 간부가 참석한 이날 회의는 오전 8시에 시작해 오후 6시까지 10시간 동안 이어졌다. 회의가 이처럼 길어진 것은 위 사장이 참석자 121명 모두에게 한 번 이상씩 발언하게 해서다. 회의는 일방적인 지시와 전달이 아니라 참가자들이 난상토론하고,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방식으로 집단지성을 도출하는 장이 돼야 한다는 게 위 사장의 지론이다.
위 시장은 소통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말한다. 이른바 ‘아래부터 꼭대기까지’ 소통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사내 메신저(S-TALK) 대화방에서 사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젊은 직원들과 점심을 함께하며 대화하는 ‘위톡(We Talk)’이라는 오프라인 모임을 만들어 회사 현안도 수시로 의논한다. 그는 “연말까지 남은 5개월이 회사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했다.
▷사내 소통에 많은 힘을 쏟는다 들었습니다.
“소비 동향에 민감한 카드업의 특성상 ‘현장의 소리’에 답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난해 8월 취임한 뒤 제일 먼저 한 일도 직원들과의 소통을 확대하는 것이었습니다. 전국 모든 지점을 방문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한 것도 그런 생각에서였죠. 부서장이나 관리자급들과는 10시간이 넘는 끝장 토론을, 젊은 사원들과는 정기적으로 만나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를 만들고 있습니다. 기대 이상으로 다양한 아이디어가 쏟아지지요.
▷상반기엔 카드 정보유출 사태의 여파가 컸는데요.
“연초에 터진 카드 정보유출 사태는 업 자체의 위기를 초래할 정도로 충격이 큰 사건이었습니다. 고객 이탈, 악화되는 국민 여론, 정부의 강도 높은 규제 등의 후폭풍을 지켜보며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우리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고객 중심 경영을 통해 신뢰관계를 회복하는 게 최우선이라는 생각도 더 굳히게 됐습니다.”
▷신한카드의 빅데이터 경영이 화제입니다.
“빅데이터 활용은 고객 중심 경영의 필수 요소입니다. 효용 가치가 무궁무진합니다. 수요 예측이 정확해야 음식점도, 공항 건설 같은 국책사업도 성공할 수 있습니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낭비되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서지요. 빅데이터를 마케팅에 활용하면서 이미 적잖은 효과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콜센터입니다. 콜센터 영업 때 정확한 타기팅을 통해 전화 거는 횟수는 줄이고 성공률은 높였지요. 어려운 경영여건에서도 회사가 올 상반기 실적에서 나름 선방한 것도 이런 일들이 쌓였기 때문입니다.”
▷빅데이터 준비 전략을 좀 더 소개해주시죠.
“우리는 ‘2200만 가입자’라는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데이터 양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기술(IT) 연구 역량을 보유한 KAIST와 한국형 빅데이터 모델 공동 연구개발도 진행 중이고요. 지난달에는 빅데이터 사업의 선구자격인 미국으로 연구인력과 마케팅팀을 보내 도입 가능한 시스템을 연구하도록 했습니다. 무궁무진한 사업 기회가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신한카드가 빅데이터 시대를 주도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각인시킨 것도 성과입니다. 계획대로 차근차근 추진해 나가면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유통·제조·통신 등 빅데이터의 활용을 원하는 수요는 넘치기 때문에 수익으로 연결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거고요.”
▷업계에 신한카드의 ‘맏형 리더십’이 회자되고 있습니다.
“신한카드 경영 철학의 중심은 고객입니다. 카드 가맹점들의 IC 단말기 교체비용 1000억원을 만들 때 우리가 더 부담한 점을 평가해주는 것일 텐데요. 카드정보 유출 사태가 터지면서 안전성에 대한 불안이 커지는 시점이라 업계 전체로 볼 때 단말기 교체가 시급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고객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라면 누군가 양보를 해서라도 업계의 결단을 이끌낼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내린 결정이었지요. ‘1포인트=1원’으로 통일하자는 금융당국의 제안도 고객 편의를 확대하는 일이기에 망설일 이유가 없었습니다.”
▷모바일 카드 시장의 성장세가 무서운데요.
“결제가 간편해 모바일 앱카드 회원 가입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작년 4월 출시했는데 6월 말 기준 회원 수 159만명, 누적 이용액 1조원을 돌파했습니다. 앱카드 부문에도 축적한 빅데이터 역량을 활용할 생각입니다. 개인별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신한 스마트 월렛’은 그런 노력의 일환입니다.”
▷해외시장에서도 성과가 나타나고 있더군요.
“동남아는 카드시장의 블루오션입니다. 장기적으로 보고 지금 씨앗을 뿌리면 20년 뒤 큰 성과로 돌아올 겁니다. 신한카드는 국내 카드사 중 처음으로 2011년 베트남에 진출했습니다. 발급된 카드 수가 9만2000장에 달하는데 그중 75%가 베트남 현지인에게 발급됐습니다. 해외 진출은 단기 성과보다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일이죠. 베트남에서 쌓은 노하우와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중국·인도네시아 등 제3국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도 갖고 있습니다.”
▷하반기에는 카드 산업이 좀 풀릴까요.
“산업이 성숙기로 접어든 만큼 지금 같은 저상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현금서비스·카드론 등 카드대출시장은 2012년부터 시작된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카드사들마다 패러다임 전환을 통한 살아남기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한 하반기가 될 겁니다.”
▷신한카드 독주체제가 유지될 수 있다고 봅니까.
“1등 자리를 지켜가는 건 치열한 고민과 도전의 결과물입니다. 우리의 상대는 싸워 이겨야 할 경쟁사라기보다 신한카드 스스로인 경우도 많습니다. 매일 변화와 혁신을 거듭해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직원들에게도 그런 생각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규모의 리더’를 넘어 ‘차별화된 온리 원’으로 변화할 수 있느냐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러려면 차별화된 콘텐츠가 필수입니다. 빅데이터 경영을 화두로 던진 것도 그런 맥락에서지요. 신한금융그룹 차원에서 강조하는 ‘따뜻한 금융’도 ‘신한카드’만의 차별화된 색깔로 발전시켜 나간다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요.”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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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0만 고객 데이터 무궁무진
콜센터 등 마케팅에 큰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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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보고 해외 진출
카드사 최초 베트남 시장 진출
중국·인도네시아로 확장 검토
[ 이지훈 기자 ]
지난달 21일 ‘2014년 하반기 사업전략회의’가 열린 서울 명동 신한카드 본사가 뜨거운 열기로 달아올랐다. 위성호 사장의 주재로 임원 부서장 등 121명의 회사 간부가 참석한 이날 회의는 오전 8시에 시작해 오후 6시까지 10시간 동안 이어졌다. 회의가 이처럼 길어진 것은 위 사장이 참석자 121명 모두에게 한 번 이상씩 발언하게 해서다. 회의는 일방적인 지시와 전달이 아니라 참가자들이 난상토론하고,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방식으로 집단지성을 도출하는 장이 돼야 한다는 게 위 사장의 지론이다.
위 시장은 소통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말한다. 이른바 ‘아래부터 꼭대기까지’ 소통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사내 메신저(S-TALK) 대화방에서 사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젊은 직원들과 점심을 함께하며 대화하는 ‘위톡(We Talk)’이라는 오프라인 모임을 만들어 회사 현안도 수시로 의논한다. 그는 “연말까지 남은 5개월이 회사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했다.
▷사내 소통에 많은 힘을 쏟는다 들었습니다.
“소비 동향에 민감한 카드업의 특성상 ‘현장의 소리’에 답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난해 8월 취임한 뒤 제일 먼저 한 일도 직원들과의 소통을 확대하는 것이었습니다. 전국 모든 지점을 방문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한 것도 그런 생각에서였죠. 부서장이나 관리자급들과는 10시간이 넘는 끝장 토론을, 젊은 사원들과는 정기적으로 만나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를 만들고 있습니다. 기대 이상으로 다양한 아이디어가 쏟아지지요.
▷상반기엔 카드 정보유출 사태의 여파가 컸는데요.
“연초에 터진 카드 정보유출 사태는 업 자체의 위기를 초래할 정도로 충격이 큰 사건이었습니다. 고객 이탈, 악화되는 국민 여론, 정부의 강도 높은 규제 등의 후폭풍을 지켜보며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우리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고객 중심 경영을 통해 신뢰관계를 회복하는 게 최우선이라는 생각도 더 굳히게 됐습니다.”
▷신한카드의 빅데이터 경영이 화제입니다.
“빅데이터 활용은 고객 중심 경영의 필수 요소입니다. 효용 가치가 무궁무진합니다. 수요 예측이 정확해야 음식점도, 공항 건설 같은 국책사업도 성공할 수 있습니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낭비되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서지요. 빅데이터를 마케팅에 활용하면서 이미 적잖은 효과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콜센터입니다. 콜센터 영업 때 정확한 타기팅을 통해 전화 거는 횟수는 줄이고 성공률은 높였지요. 어려운 경영여건에서도 회사가 올 상반기 실적에서 나름 선방한 것도 이런 일들이 쌓였기 때문입니다.”
▷빅데이터 준비 전략을 좀 더 소개해주시죠.
“우리는 ‘2200만 가입자’라는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데이터 양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기술(IT) 연구 역량을 보유한 KAIST와 한국형 빅데이터 모델 공동 연구개발도 진행 중이고요. 지난달에는 빅데이터 사업의 선구자격인 미국으로 연구인력과 마케팅팀을 보내 도입 가능한 시스템을 연구하도록 했습니다. 무궁무진한 사업 기회가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신한카드가 빅데이터 시대를 주도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각인시킨 것도 성과입니다. 계획대로 차근차근 추진해 나가면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유통·제조·통신 등 빅데이터의 활용을 원하는 수요는 넘치기 때문에 수익으로 연결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거고요.”
▷업계에 신한카드의 ‘맏형 리더십’이 회자되고 있습니다.
“신한카드 경영 철학의 중심은 고객입니다. 카드 가맹점들의 IC 단말기 교체비용 1000억원을 만들 때 우리가 더 부담한 점을 평가해주는 것일 텐데요. 카드정보 유출 사태가 터지면서 안전성에 대한 불안이 커지는 시점이라 업계 전체로 볼 때 단말기 교체가 시급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고객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라면 누군가 양보를 해서라도 업계의 결단을 이끌낼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내린 결정이었지요. ‘1포인트=1원’으로 통일하자는 금융당국의 제안도 고객 편의를 확대하는 일이기에 망설일 이유가 없었습니다.”
▷모바일 카드 시장의 성장세가 무서운데요.
“결제가 간편해 모바일 앱카드 회원 가입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작년 4월 출시했는데 6월 말 기준 회원 수 159만명, 누적 이용액 1조원을 돌파했습니다. 앱카드 부문에도 축적한 빅데이터 역량을 활용할 생각입니다. 개인별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신한 스마트 월렛’은 그런 노력의 일환입니다.”
▷해외시장에서도 성과가 나타나고 있더군요.
“동남아는 카드시장의 블루오션입니다. 장기적으로 보고 지금 씨앗을 뿌리면 20년 뒤 큰 성과로 돌아올 겁니다. 신한카드는 국내 카드사 중 처음으로 2011년 베트남에 진출했습니다. 발급된 카드 수가 9만2000장에 달하는데 그중 75%가 베트남 현지인에게 발급됐습니다. 해외 진출은 단기 성과보다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일이죠. 베트남에서 쌓은 노하우와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중국·인도네시아 등 제3국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도 갖고 있습니다.”
▷하반기에는 카드 산업이 좀 풀릴까요.
“산업이 성숙기로 접어든 만큼 지금 같은 저상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현금서비스·카드론 등 카드대출시장은 2012년부터 시작된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카드사들마다 패러다임 전환을 통한 살아남기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한 하반기가 될 겁니다.”
▷신한카드 독주체제가 유지될 수 있다고 봅니까.
“1등 자리를 지켜가는 건 치열한 고민과 도전의 결과물입니다. 우리의 상대는 싸워 이겨야 할 경쟁사라기보다 신한카드 스스로인 경우도 많습니다. 매일 변화와 혁신을 거듭해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직원들에게도 그런 생각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규모의 리더’를 넘어 ‘차별화된 온리 원’으로 변화할 수 있느냐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러려면 차별화된 콘텐츠가 필수입니다. 빅데이터 경영을 화두로 던진 것도 그런 맥락에서지요. 신한금융그룹 차원에서 강조하는 ‘따뜻한 금융’도 ‘신한카드’만의 차별화된 색깔로 발전시켜 나간다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요.”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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