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포커스]한진해운, 영업흑자인데…'역부족vs청신호' 엇갈린 평가

입력 2014-08-01 14:35  

[ 박희진 기자 ] 불황에도 영업 흑자를 낸 한진해운. 하지만 여의도 증권업계 애널리스트(기업분석가) 간 평가가 극명히 엇갈리고 있어 시선이 쏠린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조선·해운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한진해운의 이번 분기 실적을 두고 “아직은 역부족”이란 시선과 “실적 개선 청신호”라는 상반된 목소리로 강조했다.

한진해운은 지난 30일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한 290억3100만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 흑자전환은 7개 분기 만의 성과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4.1% 감소한 2조1457억1300만원, 당기순손실은 손실 폭을 148.3% 키운 1997억6600만원으로 집계됐다.

한진해운은 실적 개선의 일등공신으로 비용 절감을 꼽았다. 비수익 노선 합리화와 연료비 절감 및 운항 개선 등 비용 절감 노력으로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했다는 게 한진해운 측의 설명이었다.

실적 발표 후 증권가의 관심은 ‘재무구조’에 쏠렸다. 부진했던 영업상황이 나아지고 있는 만큼 다음은 재무구조 개선 차례라는 설명이다.

2분기 한진해운의 영업이익은 흑자로 돌아섰지만, 차입금에 따른 이자비용 부담과 노후선박 매각 처분손실 등으로 당기순손실은 오히려 확대됐다.

홍진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016년까지 당기순손실이 불가피하고 재무상태와 현금흐름 관점에서 여전히 불확실성이 있다”며 한진해운 투자의견을 기존 ‘단기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췄다.

강동진 HMC투자증권 연구원도 “기조적인 순이익 흑자전환이 필요한 상황으로 여전히 주주가치를 먼저 생각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6000원에서 4000원으로 내려 잡았다.

반면 한진해운의 재무 우려가 완화될 것이란 시각도 있다. 상반기 유상증자와 전용선 사업 및 노후 선박 매각 등의 자구안 이행이 긍정적이란 평가다.

조병희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진해운은 상반기 1조4000억원 수준의 자구 계획안을 실행함에 따라 추가적으로 해외 터미널 매각에 성공했다”며 “내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처리 방안이 조만간 확정된다면 재무적 우려는 크게 완화될 것”으로 봤다.

한진해운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을 제시한 쪽에서는 ‘비용절감’에 따른 향후 실적 개선 가능성에도 주목했다. 당분간 해운 업계는 운임을 통한 이익 창출보다 비용절감과 효율성 개선 여부가 실적 규모를 결정한다는 것.

조 연구원은 “해운업은 여전히 초과 공급 상황으로 운임 인상보다는 비용절감 여부가 관건”이라며 “선행적 비용절감으로 성수기 운임 상승 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성수기 운임 인상이 성공한다면 3분기 전망은 더욱 밝다며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Marketperform)’에서 ‘시장수익률 상회(Outperform)’로 올렸다.

비용감소의 지속 여부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강성진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비용이 단기간에 감소한 만큼 낮아진 원가 구조를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시간을 두고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주익찬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비용 감소 추세가 지속성이 있다고 봤다. 그는 “2분기 비용 감소는 속도 감속과 연료절감 장치 설치로 연료비를 줄인 덕이 컸다”며 “3분기도 이 같은 비용 감소가 이어져 영업이익이 2분기의 2배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박희진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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