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초 전당대회 개최
문재인·정세균·김부겸 등 당권 레이스 참여 가능성
박영선 원내대표 중심 비대위 구성 본격 착수
[ 이호기 기자 ]
지난달 31일 당 지도부의 총 사퇴로 리더십 공백 상태가 된 새정치민주연합이 박영선 원내대표 겸 당대표 직무대행을 중심으로 당을 추스를 과도기구인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위한 논의에 본격 착수했다.
차기 당 대표가 선출되는 전당대회는 연말이나 내년 초 열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차기 당권 레이스에 참여할 인사들로 문재인 박지원 정세균 추미애 신계륜 김동철 최재성 이인영 정동영 천정배 김부겸 등 각 계파의 수장이나 당내 명망이 높은 중진들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당 상임고문단과 간담회를 열고 조직 재정비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간담회에서 향후 출범할 비대위의 성격은 당의 위기를 진단하고 대책을 세울 ‘혁신비대위’여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전당대회도 추후 2년 임기가 보장되는 ‘정기 전당대회’로 치러야 하며 그 시기는 정기국회를 감안해 내년 1~3월로 조정하자는 의견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범계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주말까지 중진과 초·재선 의원, 시·도당 위원장 등과 릴레이 간담회가 예정돼 있다”며 “오는 4일 있을 의원총회에서 향후 비대위 구성 방향에 대해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박 원내대표의 가장 큰 고민은 과연 누구를 비대위원장으로 모셔야 하느냐다. 새정치연합은 지난 3월 말 창당 이후 불과 4개월 만에 공동대표가 물러난 데다 잇따른 대형 선거로 인해 아직 지역 조직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태다. 조직강화특별위원회에서 각 지역위원장과 대의원 등을 선출하는 데만 수개월이 소요될 전망이다. 게다가 9월부터는 국정감사와 내년 예산안 심사 등을 위한 정기국회도 열린다. 이 때문에 전당대회 일정도 올 연말이나 내년 이후로 넘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렇게 되면 비대위는 최대 8개월간 당을 이끌어가야 할 중책을 맡게 된다. 지역위원장 인선 및 전대 룰, 차기 지도체제 등 현안들이 비대위의 손에 달려 있다. 상임고문들이 전당대회 준비를 위한 ‘관리형 비대위’가 아닌 당 혁신의 전권을 쥔 ‘혁신형 비대위’를 주문한 이유다.
당초 박 원내대표가 직접 비대위원장을 맡는 방안도 검토됐으나 전임 지도부의 일원으로서 선거 참패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한 점 등을 들어 실현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원장 인선과 맞물려 차기 당권 레이스도 조기 점화되는 분위기다. 지난달 31일 정세균 상임고문계와 개혁 성향의 초·재선 의원 모임인 ‘혁신모임’이 각각 회동하고 향후 대책을 논의한 데 이어 1일에는 고(故) 김근태 전 의원계인 민평련(민주평화연대) 소속 의원들이 조찬 모임을 열었다. 이에 맞서 김한길·안철수 전 공동대표와 가까운 신주류 측 인사들(민주당의 집권을 위한 모임)도 이날 오찬 회동에서 현 상황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차기 당 대표가 2016년 총선에서 공천권을 행사하는 만큼 전당대회에서 각 계파가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이라며 “아울러 비대위원장도 차기 당권 레이스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당 안팎에서 신망이 높고 중립 성향의 인물이 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당내 일각에서는 손학규 상임고문의 정계은퇴를 계기로 분위기 쇄신을 위해 대선 후보와 당 대표 등을 지낸 당내 중진과 계파 수장들이 전당대회 불출마나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해야 한다는 ‘물갈이’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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