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기업 사내유보금은 과세한다면서…정부기금 여윳돈 7조 '방치'

입력 2014-08-03 21:48   수정 2014-08-04 04:20

公資기금에 예탁 권고 무시


[ 박동휘 기자 ] 마켓인사이트 8월3일 오후 5시14분

국민체육진흥기금 등 10개 정부 기금의 유보금이 7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사업에 필요한 적정 규모를 넘어선 일종의 ‘여윳돈’인 유보금은 대부분 은행 등에 예치되거나 금융상품에 투자됐다. 기업 사내유보금에 과세하겠다는 정부가 공적 기금의 유보금을 ‘쌈짓돈’으로 취급하는 것을 방치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3일 신학용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한국경제신문이 단독 입수한 기획재정부의 ‘기금 여유자금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체육진흥기금 문화예술진흥기금 농림수산업자신용보증기금 전력산업기반기금 등 10개 기금의 자금이 적정 규모를 초과했으며, 이들의 유보금은 총 7조원에 달했다.

기재부는 작년 말 63개 정부 기금 중 사회보장성 기금과 외국환평형기금 등을 제외한 49개 기금의 사업내용 대비 기금 규모를 전수조사한 뒤 이 가운데 10개 기금에 대해 자금 규모가 ‘과다’하다는 판정을 내렸다. 기재부는 이들 기금에 유보금을 공공자금관리기금(이하 공자기금)에 예탁하도록 권고했다.

그러나 10개 ‘부자 기금’이 공자기금에 예탁한 돈은 국민체육기금 2000억원 등 1조5450억원(22.1%)에 불과했다. 나머지 자금은 여전히 은행에 예금으로 들어 있거나 연기금을 통해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하고 있다.

신학용 의원은 “2006년 폐지된 공자기금 의무 예탁제도를 부활해 기금의 여윳돈이 공공적 목적으로 이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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