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휴대폰 시장 영향력 커져
[ 이심기 기자 ] 1990년대 중반 이후 태어난 Z세대가 미국에서 새로운 소비자군으로 부상하고 있다. 경제 전문 온라인 매체인 마켓플레이스는 4일 Z세대가 소비 패턴을 결정짓는 주역으로 부상하면서 그동안 기업의 주된 마케팅 대상이던 밀레니엄 세대를 대체하고 있다고 전했다.
Z세대는 1995년 이후 태어난 19세 미만의 청소년을 뜻한다. 1990년대 중반 탄생한 X세대와 2000년대 초반 새로운 밀레니엄(Y2000)을 이끌 주역으로 부상한 Y세대를 잇고 있다. 지난해 미국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5.9%로 X, Y세대는 물론 베이비부머(제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6년부터 1965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를 넘어서면서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트렌드 전문조사업체 스파크앤드허니에 따르면 Z세대의 연간 소비총액은 440억달러에 달하며 미국 가정의 주요 구매결정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장난감(84%)이나 옷(74%)은 물론 TV(60%), 휴대폰(55%), 컴퓨터(52%)와 같은 내구재를 살 때도 자신의 취향을 관철시키고 있다. 심지어 주말 외식 메뉴(69%)나 휴가 계획(65%)을 정할 때도 이들의 의견이 반영될 정도다.
Z세대를 규정하는 가장 큰 특징은 ‘디지털 원주민(Digital native)’. 2000년 초반 정보기술(IT) 붐과 함께 유년 시절부터 디지털 환경에 노출된 세대답게 신기술에 민감할 뿐만 아니라 이를 소비활동에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단적인 예로 옷이나 신발 책 음반은 물론 게임기 등 전자기기의 온라인 구매 비중이 모두 50%를 넘는다. 소셜미디어를 적극 활용, 신중하게 구매하는 경향도 강하다.
온라인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X, Y세대가 이상주의적인 반면 Z세대는 개인적이고 독립적이며, 경제적 가치를 우선시하는 등 이전 세대와 다른 소비패턴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기업도 이들이 본격적으로 대학에 진학하거나 사회에 진출하면서 전반적인 소비행태에 미치는 파급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포브스는 Z세대가 기업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기업을 잘 알고 있으며 어른처럼 행동하고, 어른으로 대접받기를 원한다며 Z세대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마케팅 전문가 앤드루 매스윈은 “Z세대가 자신이 직접 번 돈으로 물건을 사게 될 경우 가격과 서비스를 비교하면서 훨씬 정교한 구매활동을 할 것”이라며 “조만간 엘리트 소비자 집단으로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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