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내 대출금 갚는다면 고정금리가 '유리'

입력 2014-08-05 21:26   수정 2014-08-06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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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銀, 금리인하 가능성…주택대출 이자부담 따져보니

상환기간 길땐 변동금리…저금리 추세엔 변화없어



[ 박신영 기자 ]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는 김태진 씨(36)는 1일부터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이 완화된다는 소식을 듣고 최근 은행을 찾았다. 살고 있는 전셋집을 정리하고 대출받아 내 집 장만을 하기 위해서다. 은행 직원은 5년간 고정금리가 유지되고 이후 변동금리로 전환되는 혼합형 대출 상품을 추천했다. 고정금리 대출이지만 코픽스 연동 변동금리 대출금리 연 3.85%보다 낮은 연 3.6%를 적용받을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김씨는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내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데다 한국도 선진국 대열에 올라서면 저금리 기조가 계속 유지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어서다.

○이자 줄어든 고정금리대출

LTV와 DTI 완화로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늘어난 가운데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대출 중에서 고민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최근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전망,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 경기회복 추세 등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최근 은행들이 5년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일제히 내리고 있는 점은 고민을 더 깊게 만든다.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낼 이자가 많다는 고정관념이 깨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 우대금리 등을 감안한 최저금리 기준으로 볼 때 우리은행의 변동금리상품 금리는 연 3.57%로 연 3.53%인 고정금리상품보다 높다. 주택금융공사에서 내놓은 고정금리 상품인 적격대출도 같은 기준으로 우리·농협·하나은행 등에서 금리를 연 3.3% 안팎의 낮은 수준으로 설정해 놨다.

이런 고민에 대해 전문가들은 10~15년 이내에 원리금을 갚을 생각이라면 고정금리가 유리하다고 말한다. 중장기적으로는 한국도 저성장·저금리 기조에 본격적으로 들어서겠지만 향후 10~15년 안에는 여전히 변동성이 크다고 판단해서다.

한 은행의 여신담당 임원은 “미국 등 선진국들이 경기회복 시점에 맞춰 금리 인상을 준비하고 있다”며 “대외환경에 잘 휘둘리는 한국도 이러다가 언제 금리 인상으로 방향을 틀지 알 수 없어 예측 가능한 고정금리를 선택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상환기간 길 때는 변동금리

원리금 상환 기간을 최장 30년까지로 길게 잡고 있는 사람은 변동금리가 유리하다. 한국 경제성장률이 연 3%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지만 향후에는 미국과 유럽 선진국처럼 0~2% 수준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봐서다. 거기에 맞춰 금리도 낮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게다가 한국은행이 이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2.5%인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릴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취임하면서 강력한 경기부양 정책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올해 안에 추가로 0.25%포인트를 더 내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또 은행들이 고정금리를 늘리라는 정책 기조에 맞춰 5년 혼합형 주택담보대출을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있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박신영/박한신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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